事大하게 되면, 非禮하게 된다



먹(墨)을 가까이 하게 되면, 검게 물들기 마련이다. 事
大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非禮하기 마련이다. 韓國
에 있어 事大는 中國事大 外에는 없다. 中國이 세상의
중심이고, 中國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은 변방 오랑
캐라고 믿었다.

이성계는, 中國으로부터 건국을 재가받기 위해, 수도까
지 옮기면서 '중국(漢)에 속한 작은 마을(城)'이라는 뜻
으로 '한성(漢城)'이라고 수도名을 정했다. 중국의 일개
성(城)으로 자처한 것이다. 東京, 西京, 南京, 開京이라
는 地名을 폐지하고, 각각 慶州, 平壤, 漢城, 開城으로
바꾸게 된 것도, 조선에는 '경(京)'이라는 것이 결코 존
재하지 않음을 중국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었다.

'朝鮮'이라는 국호조차 마음대로 정한 것이 아니다. 중
국으로부터의, '새로운 왕조名을 무엇으로 할지, 案을
보고하라'는 지시에 따라, 당초 '朝鮮'과 '和寧'(화령)
이라는 후보 명칭 두 가지를 중국에게 제출했고, 이 중,
중국이 '朝鮮'이라는 명칭을 정해주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중국으로부터 '신하의 지위'를 가까스로 따
낸 것이 바로 '조선'이다.

그리고 이후로는, 중국은 인정도 안해주는데, '小中華'
를 자처하며, 오히려 자주독립국인 日本 쪽을 향해, 근
거도 없는 우월의식을 갖게 된다.

<우리(조선)는 어렵사리 중국으로부터 '신하 자리'를
따냈는데, 너희(일본)는 아직 못땄으니 오랑캐다>라는
착각과 망상이었다. 중국으로부터 신하級 취급을 받는
것을 벼슬이라도 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狐假虎威하는
가운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엄연한 독립국 日本을
오히려 폄하한 것이다.

나중에 조선은, 일본 덕분에 비로소 중국의 지배로부
터 벗어나게 된다. 지긋지긋한 중국의 지배로부터 벗
어난 것을 기념하는 건축물이 바로 현존하는 '독립문'
이다. 그리고 일본에 의해, 비로소 한성(漢城)이라는
굴욕적 명칭도 경성(京城)으로 바뀌게 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오늘날 많은 한국인들은 여전히 小
中華(中國事大)라는 시대착오적 妄想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갈수록 오히려 심해지는 양상마저 보이는 反
日도, 곰곰이 따져보면 그 근원에는 中國事大라는 것
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사대가 심해질수록 反日도 심
해진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현상(중국사대와 反日은,
비례 관계)은,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朴槿惠 정부에
의해 확실히 검증되었다.

중국사대라는 것이, 오늘날까지 한국인들의 정신세
계를 지배하는 가운데, 그 폐해로 나타난 것이 바로,
오늘날 한국의 외교나 안보 등에 있어서의 여러 부
작용이다. 이러한 부작용 차원의 惡영향과 惡手들은,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빈번하게 관찰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야당 의원 여섯 명이 '확인사살'로까지
보여주었다.

중국사대의 부작용 중 하나로, '非禮 유발'이라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개인 차원 뿐 아니라, 국가 차
원에서도 이러한 非禮는 심각하게 나타난다.

2015년 11월에 訪韓한 우방국 일본 국가원수를, 당
시 한국측이 어떻게 대했는지 냉철하게 돌아보면,
非禮의 심각성은 확인된다. 당시 중국의 경우 서열
1위의 시진핑이 온 것도 아니고 그 밑의 총리가 왔
는데도 의전이나, 식사 등에서 한국은 중국 총리를
융숭하게 대접했다. 반면, 서방진영 핵심 우방인
일본의 수상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거의 '푸대접'
수준이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캐고 또 캐보면 결국, 중국
에게는 굽신거리고, 일본은 폄하하는 고질적 '中
國事大'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최근, 일본 언론 등이 11월에 朴槿惠 대통령이 訪
日하고, 韓日정상 회담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이할 것 하나 없는 내용이다. 원래 예정된 韓日
中 정상회의 행사에 따른 것일 뿐이다. 외교는 보
통 '상호주의'에 따른다. 만약 11월에 朴槿惠 대
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측이, 2015년에
訪韓한 아베 수상을 한국측이 대접했던 방식과
똑같은 식으로 대해 준다면 어떻게 될까?

여러가지 있겠지만, 일본 수상 관저에서 韓日정상
회담이 끝난 후, 밥 때가 되었는데도, 朴槿惠 대통
령은 수행원들과 함께 동경시내 같은 데로 나가서
일반식당에서 자비로 식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정말로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한국인
들은 또 보나마나 일본을 거세게 비난하며 反日로
분기탱천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 오랑캐(일본)를
푸대접하는 것은 무방해도, 오랑캐가 감히 중국의
신하인 한국을 푸대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는, 일종의 시대착오적 小中華 망상 같은 것
이, 많은 한국인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여전히 깊
게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中國事大라는 妄想으로부터 속히 벗어
나야만, 韓日관계도 비로소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
다. 韓日관계 정상화를 떠나, 우선, 지탄 받을 소지
가 큰 非禮를 더이상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中
國事大라는 惡習은 빨리 一掃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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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朴槿惠 정부의 외교 수준
2015년 11월 3일


訪韓한 외국 국가원수가, 청와대 정상회담후 한국측
이 오찬을 제공하지 않아 일반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
고 귀국했다면, 이는 사실상 외교결례에 속한다. '일
본이니까 괜찮다'는 그 동안의 '습관'에 익숙해, 韓國
人들은 크게 못느낄 뿐이다. 더구나, 이번에 중국측
에게는 만찬까지 제공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
례는 두드러져 보인다.

이렇게 된 이유로, 朴槿惠 정부는, 日本과 中國 간에
서로 방문의 格이 다르다는 것과, '오찬 없음'을 韓日
이 사전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상 명분(핑
계)에 가깝다. 일본측이 이번에 아무리 낮은 格으로
訪韓한 것이라고 쳐도, "오찬 제공 불가"라는 조항은
별도로 없다. "오찬 등은 협의해 정한다"는 정도다.
애초 일본측은 오찬을 요청했지만, 한국측이, 사실
상 위안부 사조조치 미흡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그
러면, 오찬은 없다"는 式으로 나왔다. 이에 일본측
은, 자꾸 안주겠다는데 '먹는 것' 갖고 계속 매달리
는 모양새도 그렇고 해서, 결국 포기한 것이다.

솔직한 표현으로, 朴槿惠 정부는 주최국 입장이면
서도, 손님에게 '먹는 것' 갖고 섭섭하게 대한 셈이
다. 결과적으로, 朴槿惠 정부는 주최국 입장에서,
정상級도 아닌 자국內 서열 2위 중국 총리에게는
만찬까지 제공했으면서도, 같은 진영의 이웃나라
정상(원수)에 대해서는 오찬조차 제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번에 日中 회담과 관련해서는, 실시 장소
를 놓고 둘 간에 자존심 대결이 있었던 것으로 알
려졌다. 서로가 "우리쪽으로 오라"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결국, 아베 수상이 양보해, 중국 총리가
있는 장소로 찾아가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일본(아베 수상) 입장에서 보면, 중국총리
는 자국內 서열 2위이므로 중국측이 일본측으로
찾아오는 것이 관례상 맞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
수할 수도 있었을 듯하다. 하지만, 중국총리는
끝까지 버텼다.

결과적으로, 사실상 정상級도 아닌 서열 2위이면
서 한국측으로부터 만찬까지 대접받은 중국 총리
는 한국 주관 행사가 엉망이 되든 말든 자기 입장
만 끝까지 고집했고, 오찬조차 대접 못받은 일본
수상은 오히려 양보하여 한국 주관 행사가 무난
하게 진행되는 데 일조한 셈이 되었다.

아베 수상인들 자존심이 없고, 배알이 없을 것인
가. 한국과 중국의 경우, 냉정해야 할 외교 분야
에서 과도하게 '감정'을 내세우는 측면이 역시
여전하다는 것이, 이번 행사를 통해 또한번 확
인된 듯하다. '감정'과 '국익'과는 별 상관 관계
가 없다는 점이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