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귀순 이유는 '북한 정권에 대한 염증'…"이런 국가를 어떻게 대외에 홍보하란 말인가?" 귀순한 북한 駐英 공사 太永浩는 자신의 귀순 이유를 1) 북한정권에 대한 염증(厭症), 2) 남한 자유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동경(憧憬), 3) 아들의 전도(前途) 문제 등 세 가지라고 말했다.

그 중 2)번 이유인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憧憬’이란 말은 아무나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명제(命題)가 아니다. 이를 테면 절대 다수의 脫北民들은 이런 말을 할 줄 모른다. 왜냐면 한평생 북한에서 살던 사람은 아예 ‘자유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이란 긴 세월을 영국에서 지낸 太永浩는 잘 안다. 그는 겉으로는 북한 체제의 홍보대사였고 形象代言人(image spokesman) 이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끊임 없이 남한의 사회제도를 유심히 들여다 보았고 종국에는 남한을 동경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양봉음위(陽奉陰違:앞에선 순종, 속으론 딴마음)의 삶을 살아야 했고 매일 매일 위심적(違心的: 겉과 속이 다른)인 말만 하고 살아야 했다. '양봉음위(陽奉陰違)'는 김정은이 자기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가장 중요한 罪名이다. 그렇다면 太永浩가 남한의 무엇을 어떻게 憧憬'했을까?

1).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헌법에 의해 국민의 一人一票, 直選制, 多數決의 원칙하에 선출한다. 그러므로 남한의 대통령은 합헌성(constitutionality)이 있고 정통성(the legitimacy)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어떤가? 김일성의 男根이 김정일을 선거했고 김정일의 生殖器가 김정은을 '추대'했다. 썩어빠진 봉건 세습정권을 만들어 놓고 한다는 소리가 '백두혈통(白頭血統)'이란다. '血統論'은 가장 우매(愚昧)하고 가장 前근대적인 人種論인데 太永浩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血統論을 弘報해야 했으니 오죽 고통스러웠을까?
'白頭'는 또 무슨 개소리인가? 金日成은 한 번도 백두산을 오른 적도 없고 만주의 길림 흑룡강 일대에서 마적들 따라 다니다가 1940년 소련 하바롭스크 근교의 브야츠크(김정일 탄생지)로 건너가 장장 5년 동안 허송세월 하다가 소련군과 함께 북한에 건너온 녀석인데 白頭血統? 김일성 아버지 김형직은 기독교도인데 그럼 김일성은 '예수혈통'인가?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는 濟州 출신 재일교포인데 '한라혈통(漢拏血統)' 아니면 '후지(富士)血統'이 아닌가? 그렇다면 김정은은 잡종견(雜種犬)이 아닌가?

2) 太永浩는 영국에서 수많은 자기 아들 또래의 한국 유학생들을 보았을 터이고 또 수 많은 한국 관광객들도 보았을 것이다. 더욱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자유자재로 영국을 여행하는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그들과의 접촉을 통해 그는 보통 한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한국사회의 각종 자유에 대해 인지했을 것이다.
북한은 어떤가? 인구의 90% 이상이 한 평생 평양도 못 가보고 산다. 국내에서도 다른 곳을 다녀 오려면 여행증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전기가 없어서 함경도에서 평양 가는데 기차로 일주일이나 걸린다. 이것이 무슨 국가인가? 이런 국가를 어떻게 대외에 홍보하란 말인가?

3) 太永浩는 런던 올림픽(2012.7.28.~ 8.13)을 현지에서 지켜보았다. 대한민국이 총 204개 참가국 중에서 종합순위 제 5위 한 것을 감명 깊게 보았을 것이고 한일 축구에서 한국이 2:0으로 보기 좋게 일본을 이기는 것도 보았을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스포츠 선수들이 자유 분방하고 생기발랄하며 열심히 경기하고 자유 자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며 북한 선수들의 경직되고 움츠러든 '촌닭'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太永浩는 어떻게 이런 북한을 위해 홍보할 수 있을까? 북한은 종합순위 20위를 했으니 그래도 North Korea is Best Korea(아들 금혁이의 게임 아이디)라고 홍보하겠는가?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였다. 그때 太永浩는 한 순간도 놓지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에서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더욱이 호스 가드(Horse Guards) 광장에서 공식 환영식을 마친 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 남편 에든버러 공작과 함께 백마 6마리가 끄는 황금마차를 타고 버킹검궁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평양에 있는 그 '不世出'의, '千歲出'의 '강철의 백두 英將'이 생각났을 것이다. 꿀꿀 돼지처럼 비대(肥大)한 30대 김정은이 돼지 우리에서 촌보난행(寸步難行)하는 그 모습이 생각나서 무척 역겨웠을 것이다.

4) 太永浩는 북한의 주체적인 사회제도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제도라고 홍보하는 사람인데 자신들은 너무 궁핍하여 런던의 탈북자들이 보내주는 쌀포대와 라면상자를 받아 먹어야 했고 탈북자들이 북한 대사관을 북한 '구걸관'으로 야유(揶揄)해도 눈 질끈 감고 감내해야 하는 처지였다.
김정은의 압박으로 모든 북한 해외 공관들은 외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화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고 인형 장사, 콩나물 장사, 중고품 장사, 밀수 담배, 밀수 양주 장사를 하고 심지어 마약 장사, 코뿔소뿔 장사를 하고 있으니 太永浩는 북한 사회 제도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홍보하란 말인가?

5) 영국은 물론 유럽의 어느 도시를 가도 대한민국의 삼성 현대 엘지의 거대 광고 간판들을 볼 수 있다. 온 세상 사람이 한국차를 타고 전 제계가 한국 핸드폰을 쓴다. 그런데 북한의 노무 파견과 해외 식당운영의 수입은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지 않은가?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으며 남한보다 더 큰 영토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경제는 으레 남한보다 발전되었어야 할 텐데 지금 북한의 경제체는 남한의 20분의 1밖에 안된다. 그런데도 천문학 숫자의 자금을 살인 무기인 핵과 미사일 개발에 탕진하고 있으니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규탄을 받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도 북한 정권의 선진성과 우월성을 매일 매일 홍보하여야 했으니 太永浩는 陽奉陰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違心的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太永浩가 왜 한국을 憧憬했는가 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憧憬'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지는 감정이 아니다. 이 감정은 金正恩 세습 부패 정권에 대한 혐오감이 날이 갈수록 누적되고 남한의 발전상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짐에 따라 자연이 이루어진 감정이다.

'憧憬'은 로망이고 꿈이다. '憧憬'은 미래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기도 하다. 남한으로 귀순한 太永浩 공사는 이제 餘生을 金父子 세습 정권을 무너뜨리고 2500만 북한 동포를 살인마의 소굴에서 하루빨리 해방하는 성스런 싸움에 이바지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