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국가도 아니고 수교를 맺은 이웃 나라를 칭찬하든 찬양하든 어떻게 생각하든, 개인의 자유가 아닐까. 反日감정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센터장이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는 기사가 떴다. 술자리에서 '천황폐하 만세' 발언과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발언을 비롯해 친일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것이 공무원 징계에 해당될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이것이 정치적인 발언으로 간주된 것이라면 혹 모르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법은 타인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 협박, 공갈 등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고 있다. 이 센터장의 소위 친일적 발언이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적성국가도 아니고 수교를 맺은 이웃 나라를 칭찬하든 찬양하든 어떻게 생각하든, 개인의 자유가 아닐까. 이 센터장은 추후 승진이나 보직이동 등 인사때 불이익을 받는 정도로 끝나야 한다. 우리 한국의 민족감정, 특히 反日감정이 나중에 가서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징계 이유가 공무원의 품위 손상이라면 적어도 '친일 발언'이라는 이유로 징계를 해서는 안된다.

공직자가 이른바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 논란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와 발언의 전체 내용을 소상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취재한 언론이나 진상조사를 하는 사람들만 알 것이 아니라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이 모두 전체 내용을 알아야 한다. '개돼지' 발언으로 파면당한 나향욱 교육부 정책관이나 이정호 센터장 모두 식사자리에서 농으로 던진 말이 화근이 되었는데 발언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맥락으로 나왔는지 전체를 다 들어보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적 발언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정호 센터장의 발언 중에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말도 있었다고 하는데 실제 우리 한국인들 중에 일본이 어머니의 나라인 사람들이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결혼해 낳은 자녀라면 그 자녀에게 있어 일본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나라가 될 것이다. 리우올림픽 때 북한 기계체조 선수 홍은정과 셀카를 찍었던 한국의 이은주 선수도 어머니가 일본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센터장도 그런 쪽에 속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발언을 '친일'이라는 사상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