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체결 요청을 차일피일 계속 거부하는 모습에서는, 중국 눈치를 보느라 몇 년 동안이나 차일피일 미룬 사드의 再版을 보는 느낌이 든다. 核, ICBM, 地上이동 발사, 水中이동 발사(SLBM) 등 북한의 위협이
날로 다양化, 고도化 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 관계자는 18일, 일본
측의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요구에, 이런 답을 내놓았다.

<한일 정보공유 문제는 국회 및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가 있을
때 가능하다.>

여전히 한가롭고 여유롭다. 朴槿惠 정부는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
협정은 절대 안된다"며 반발하는 부류들의 뜻을 배려하는 가운데,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체결 보류 사유로 내세우는 <국회 및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가
있을 때>보다 훨씬 먼저 <북한의 핵 도발>이 닥쳐올 수 있다는 것
을 朴槿惠 정부는 모르는 모양이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을 誤解하면 안된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각
자의 군사정보를 서로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목적을 갖는
협정이 아니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한 마디로, <상대방으로부터
제공받은 군사정보를, 상대방 허락없이 제3자나 제3국 등으로 누
설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요체)이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가, 자체 군사위성(촬영)이나 감청시설을 통
해, 북한 내 某지역의 은밀한 장소에서 생화학 무기가 주로 야간
에 대량 생산되는 징후(정보)를 포착했다고 치자. 이때 만약, 韓
日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 안 된 상태라면, 일본은 이 군사 정
보를 한국측에 마음 놓고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왜냐 하면, 협정
체결이 안 된 상태에서 일본이 이 정보를 한국에게 제공했다가는,
한국측 담당자가 이 정보를 한국의 국회의원들이나, 언론 등에
흘리고 돌아다녀도 일본은 여기에 대해 실질적 규제를 못하게 되
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정보가 누설되면, 북한은 더욱 은밀한
장소로 숨어들어 생화학 무기를 생산하면서, 서방 세계의 정보망
을 계속 피해갈 것이다.

그래서 이 경우, 이론상, 일본 정부는 그냥 혼자만 이 정보를 간
직한 채, 주로 일본 자체적으로만 화생방 훈련을 강화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일본은, 美日 군사정보
보호협정이 체결되어 있는 美國에게는 안심하고 이 정보(북한
생화학 무기)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때 만약, 일본
이 한국을 배려하여 미국측을 향해 <이 정보를 한국측에 제공
해도 무방하다>는 허락을 해주면, 미국은 이 정보(북한 생화학)
를 비로소 한국측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는, 韓美간 군사
정보보호협정에 따라, 이 정보는 한국의 국회의원이나 언론사
등에 누설될 염려가 없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일본이 미국측에게 이러한 조건('한국에 제공해
도 무방')을 안붙여주면, 미국은 美日간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의거하여, 제공자(일본) 허락 없이 이 정보를 한국 등 제3국
에게 제공할 수가 없게 된다.

결국 비약적 예를 들면, 북한 생화학 무기로 인해 가장 큰 피
해를 입게 될 韓國만 북한의 생화학 무기 정보로부터 소외된
채, 일본과 미국만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한일 간 정보협정이 체결된
상황이라면, 이렇게 번거롭거나, 한국이 정보로부터 소외되
는 일은 애초 없게 될 것이다.

일본은 이미 군사정보 강국이다. 군사정보 속성상 오늘날 일
본이 어느 만큼 군사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난지 드러난 적이
없다. 추측하기는, 아마도 세계적 수준일 것이다. 세계 최강
미국도 일본의 군사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소련
전투기의 칼(KAL) 공격 무선 교신('조준 발사!')을 감청한 실
력이 불가피하게 노출된 것은, 일본 군사정보력의 수준을 보
여주는 단적 사례다.

일본 입장에서는, 한반도 관련 요긴한 군사정보를 한국에게
제공해 주고 싶어도,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누설의 위험 때
문에 마음 놓고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정확한 현실
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 때문에, 평소 韓日(韓美日) 공조
가 원활하지 못해, 일본(美日)은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식의 답답함일 것이다.

¶日本(美日)→韓國
"북한 생화학 무기에 본격 대응해야 한다"

¶韓國→日本(美日)
"갑자기 무슨 말인가?"

한 마디로 대화가 안 통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20개國 이상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그런데,
가장 필요한(요긴한)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오히려
빠져 있다. 체결 미비로 인한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한국의
리더들이 모르고 있다면 無能에 해당하고, 만약, 알면서도
'反日 세력' 등의 반발 때문에 '능청'('국회와 국민의 충분
한 이해와 협조 있을 때 가능')을 떠는 상태라면 심히 안타
까운 일이다.

일본의 체결 요청을 차일피일 계속 거부하는 모습에서는,
중국 눈치를 보느라 몇 년 동안이나 차일피일 미룬 사드
의 再版을 보는 느낌이 든다.

오늘날 현실은, 어느 경우, 한국의 안보를, 한국 정부보다
오히려 美國('빨리 사드')이나 日本('빨리 협정')이 더욱
신경 쓰고 챙기는 중이다. 당사자인 한국 정부는 한가롭
기만 한 것 같다. 일본과의 군사정보협정에 반대하는 反
日 세력 등의 모습을 보면, 왠지, 과거 개화기 때 상투를
지키려고 시대에 역행하는 前近代的 모습을 보였던 사람
들과 다를 바 없다는 느낌이다. 나아가, 이런 시대착오적
思考에 빠진 부류들(反日)의 눈치나 살피느라 국가안보
에 손해가 되는 것(체결 보류)도 마다 하지 않는, 오늘날
한국 리더들의 모습에서는 절망감과 함께 꼴불견이 느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