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스스로 증인들을 국감에 출석시켜 해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이 세간의 구설수로 오른 지는 한참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재단에서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국민들이 별로 없는 듯하다. 본말이 전도된 것은 설립 목적보다는 설립 주체를 따지는 것이다. 언론은 이들 재단의 설립 주체가 누구인지에만 집중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작 왜 설립이 되었고 그동안 어떤 일을 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도해 주지 않은 까닭이다.

야당과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들 재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내세웠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巨金을 선뜻 내놓았고 인허가도 신속하게 이뤄졌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박 대통령이 퇴임 후를 고려하여 이들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인데 여기서 짚어봐야 할 것은 과연 박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그럴 사람이라고 믿을 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조차도 박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박 대통령을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가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의혹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스스로 증인들을 국감에 출석시켜 해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 출석을 왜 한사코 막을까? 박 대통령을 지지해온 내가 봐도 이상한 일이다. 진실은 부정으로 덮을 수 없고 덮는다고 변질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종북(從北)들의 발호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나는 이 나라에 이미 망조(亡兆)가 들었다고 보는 사람이다. 그런데 종북들의 발호를 한탄하기 전에 그 원인을 살펴보면 종북 무리의 서식 환경을 제공한 것은 바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보수 정권이다. 보수 정권에 신뢰를 잃은 국민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종북들을 선택하여 10년 동안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역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보수 정권을 세워 신뢰 회복의 기회를 주었으나 여기서 다시 신뢰를 잃는다면 이번에는 정권만 넘어가는 게 아니라 나라가 넘어가는 수가 있다.

청와대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부터 빨리 털어라. '우병우 의혹'과는 다르다.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의혹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뭔가 감추려는 듯한 분위기다. 어떤 국민들에게는 김정은의 핵미사일보다 더 용납 못할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