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는 모습 보지 않으려면 나를 대통령으로 선거해라 하는 격이다. 이런 小人輩를 선거해줄 사람이 있을까. '史記'의 저자 '사마천(司馬遷)'은 “사람들의 죽음에는 거룩한 죽음과 하잘 것 없는 죽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혹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죽는 죽음은 물론 거룩하다. 그러나 자기 기분에 맞지 않는다든가 혹은 수틀린다든가 혹은 개인 일신의 恥部를 가리기 위하여 自殺한다면 그것은 비겁한 죽음이다.

楚나라 사람 굴원(屈原, BC 340~BC 278)은 중국 역사상 첫 번째 詩人이다. 그는 수삼차 통치자에게 齊나라와 손잡고 秦과 싸워야 한다고 했고 나라의 법치를 강화하여야 하다고 제안했으나 통치자가 말을 안듣고 결국 秦나라에게 망하게 되었다. 수도가 함락되던 날 屈原은 비장한 시 한 수를 남기고 커다란 돌덩이를 가슴에 안은 채 골라강(汨羅江)에 몸을 던져 자진(自盡)하였다(BC 278년). 이 날이 바로 음력 단오날이었는데 지금 중국인이 단오날 쭝즈(갈잎에 싼 찰밥)를 강물에 던지고 또 식용하고 하는 풍습이 바로 굴원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백성들은 위대한 인물의 거룩한 죽음을 이렇게 수천 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

현대 중국의 저명한 문학가 로사(老舍:라오서)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익숙하다. 그는 수많은 소설과 희곡을 썼는데 그가 오늘까지 살아 있었다면 아마도 노벨문학상 후보쯤은 됐을 것이다.

지난 세기 6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 기간에 그는 홍위병들에게 갖은 고문과 구타에 시달렸다. 가죽 벨트로 너무 때려서 온 몸에 핏멍 투성이었고 얼굴이 둥둥 부어서 밥도 못먹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그는 야밤에 몰래 정치범 개조시설을 빠져나와 북경시 교외에 있는 한 호수로 갔다. 이 호수는 용수구라는 호수인데 그는 같은 이름의 중편소설을 썼었다.

그는 더 이상 정신적 육체적 박해를 감당해 낼 자신이 없어서 바로 이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하였다. 중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의 가장 비참한 자살이었다. 지금 용수구에 가면 호숫가에 높은 비석이 세워져 있다. 비석에는 그의 일생 경력과 그가 쓴 작품명이 소상히 기재되어 있다.

중국역사에서 정말 자살했어야 할 사람이 하나 있다. 바로 글의 冒頭에 언급했던 사마천(BC 145~BC 90)이다. 그의 아버지 司馬談은 西漢 궁정의 修史官이었는데 중국 고대의 黃帝시절부터 漢武帝에 이르는 2600년의 역사를 쓰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러다가 병으로 죽게 되었는데 죽으면서 사마천에게 준 임종 유언이 바로 반드시 위에 말한 그 2600년 역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사마천은 궁중의 太史令의 직책을 맡아 불철주야 자료를 수집하고 역사(즉 '史記')를 집필하였다. 그러다가 사마천은 엄청난 재앙을 만나게 된다. 즉 戰場에서 잘못을 저지른 그의 친구 한 사람을 선처해달라고 漢武帝에게 救命편지를 쓴 것이 漢武帝를 격노하게 만들어 사마천을 宮刑에 처했으니 宮刑이란 남자의 고환을 잘라내는 형벌이었다. 그리고 사마천이 집필하던 모든 저서와 자료들을 몰수하여 불살라 버리고 그를 멀고 먼 변방으로 유배시켰다.

처음에 사마천은 여러 번 자살을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遺訓을 생각하고 또 이미 착수한 미완의 '史記' 編著를 저버릴 수가 없어 이를 악물고 하루하루 기억을 더듬으며 사기를 다시 써내려갔다. 이렇게 생명 최후의 10년에 3천년의 중국역사를 망라한 50만자의 '史記' 편저를 끝내고 인생을 마감하였다. 이때 사마천이 써 놓은 箴言이 바로 이 글의 모두에 나 온 그 말이다.

人固有一死,或重於泰山,或輕於鴻毛(무릇 사람은 죽기 마련이다.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기러기 깃털보다 가볍다).

더민주 당대표 추미애씨가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못하면 다 같이 한강에 빠져죽자고 하자 문재인이 “(내년 대선에서) 못 이기면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지 모른다”라고 했다. 그들은 정치를 경쟁 속에서 조화를 추구하는 ‘삶의 게임’이 아니라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붉은 피가 낭자한 죽음의 게임’으로 보고 있다. 정말 한심한 작태다.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의 부엉이 바위 죽음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自殺”.이란 사망 방법론만은 절대 동의할수 없다.

文과 秋 두 정치인에 대해서 꼭 말하고 싶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一言一行이 이 나라 수백만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라는 것을 아는가? “한강에 빠져죽자”.“자살하자”, “같이 죽어버리자”란 말이 “피자 사먹자”, “짜장면 사먹자”처럼 쉽게 쉽게 하면 청소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들의 초롱초롱한 두 눈 속에 비춰질 당신들의 모습이 어쩌면 그 청소년들이 한 평생 간직할 귀중한 꿈의 자산이란 것을 아는가? 당신들은 아마 자살하겠다는 말을 자신의 처자식과 부모 앞에서는 말 못할 것이다.

자살 운운한 당신들의 談論은 비겁하고 무책임하고 경솔함 그 자체다. 당신들은 지금 자살 운운하는 방법으로 이 나라 어진 백성들을 협박하고 있다. 즉 나 죽는 모습 보지 않으려면 나를 대통령으로 선거해라 하는 격이다. 이런 小人輩를 선거해줄 사람이 있을까 의심된다.

당신들은 기억하라. 한강으로 뛰어 내리는 그 순간부터 당신들을 이 나라 역사의 千古罪人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을 두고 중국의 문인들은 '不齒 인류의 狗屎堆(구시퇴)'라고 비꼰다.(구설수에 올리기도 싫은 개똥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