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라인이어야 할 秘線이, 공개리에 왁자지껄 활동하는 '沸線'(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라인)이 됐으니 노출이 안될 리가 없었을 것이다.
秘線(or 秘線조직)은, 어느 나라가 됐든, 국가 지도자라면 하나쯤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욕 먹을 일도 아니다. 그런 것이 없으
면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 그런데, 秘線은 말그대로 은밀한(秘)
라인(線)이다. 따라서 '비밀'을 그 생명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秘線의 존재 여부 차체까지 비밀로 할 수는 없더라도, 존재하는
秘線의 핵심인물이 누구인지, 혹은 몇 명인지, 어떤 역할을 구체
적으로 수행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최소한 비밀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秘線의 기본 속성이다.

그런데 朴槿惠 대통령의 秘線은 의외의 모습을 모여주었다. 이전
까지는 잘해왔는지 몰라도, 최근 모습은, '허허실실' 전법을 염두
에라도 두었던 것인지, 이들은 '비밀'이라는 기본 속성과는 거리
가 멀었다. 아울러 秘線이라면, 이권개입 같은 것(잡음)과는 거리
를 두어야 하는데도, 온갖 이권이라는 이권에는 간여한 것 같다.

<회장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다.>

秘線 최순실의 측근(고영태)이 언론에 폭로한 내용이다. 비밀을
생명으로 해야 할 秘線(최)이, 애초 秘線도 아닌 보통 사람(고영
태) 앞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첨삭하며 자랑하는 모습을 자주 보
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후 그 보통 사람(고영태) 또한 秘線 비슷한 신분으로 바뀌었는
데, 이 사람은 또 자기 친구들 앞에서 자랑이 대단했던 모양이다.

<기업인들 별 거 아냐. 나한테 굽신굽신해.>

秘線 비슷한 신분이 된 고영태가 지난 추석 무렵 자기 친구들
앞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아울러 고영태는 새로운 제3의 인물을
최씨에게 소개하는 등 秘線 비슷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인구 증가), 이들은 급기야 모금활동에 나선다며 여기저기
기업체 같은 곳을 들쑤시며 요란하게 다니는 가운데 점점
신분들이 노출되기에 이르렀다.

은밀한 라인이어야 할 秘線이, 공개리에 왁자지껄 활동하는
'沸線'(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라인)으로 변했으니, 그렇지 않
아도 호시탐탐 혈안이 되어 먹잇감을 노리는 '모종의 세력'
이나, '독기 품은 언론들'에게 이들이 노출이 안될 리가 없
었을 것이다.

결국 朴 대통령의 패착은, 자신의 秘線이 타락해가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가, 혹은, 알고도 설마하고 묵인하며 넘겨오다
가, 그만 오늘날 이 지경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秘線
父親의 독특한 이력(사이비종교)과, 秘線 측근(男)의 독특한
이력(호스트바, 마약前科)은, 朴 대통령의 체면과 체통을 두세
倍로 가중하여 깎아내리는 자극적 재료가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韓國의 대외 이미지 또한 가중치로 적용받아 추락하는
상태로 보인다.

朴 대통령은 먼 훗날 父親을 만나뵐 때를 대비해, 지금의 사태
와 관련해, 무슨 해명을 할 것인지 미리부터 생각해 두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변명거리를 준비하더라도 분노한
父親으로부터의 불호령은 절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