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로 검찰청에 불려나온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죄스러움에 몸둘 바를 모르고 창백한 인상을 지으며 벌벌 떨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조선일보는 지역별로 배달되는 신문의 1면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늘 수도권지역에 배달된 신문 1면 사진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청 대기실에 앉아있는 모습의 사진이 실린 모양이다. tv조선이 이 사진을 갖고 오전 프로그램 내내 우병우 때리기를 하고 있다.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자세가 아니고 오만하기 그지없다는 소리다.

사진 속의 우 전 수석의 사진은 그가 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받고 있는 장면이 아니다. 부장검사가 조사준비를 마칠 때까지 대기실에서 앉아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이 뭐가 잘못됐나. 조선일보는 그럼 피의자로 검찰청에 불려나온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죄스러움에 몸둘 바를 모르고 창백한 인상을 지으며 벌벌 떨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다리를 꼬고 앉은 것도 아니고 팔짱 끼고 있는걸 갖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억지가 심해보인다.

비판을 하려면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어느 신문보다도 우병우 때리기에 열정적으로 나섰던 신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사건이 났을때, 송 전 주필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모 언론사의 뉴스가 뜬 적이 있었다. 그 일 이후 조선일보가 우병우 수석 처가와 넥슨의 강남땅 거래 의혹을 특종보도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계속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모질게 비난하면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