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민들의 불만을 온통 박근혜가 혼자 떠안은 듯하지만 대상은 전체 정치권이다. 언론에도 감정이 많다.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기를 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민중혁명(民衆革命)의 에너지가 꿈틀거리고 있다. 조갑제 대표께서는 "朴 대통령은 憲政질서 수호로 속죄해야. 시위로 무너지는 대통령은 안 된다. 하야하면 민중혁명을 공인하고, 한국은 56년 전으로 돌아간다. 시위로 무너지는 정부는 민주국가가 아니다."고 했다. 아주 소박하고도 바른 바람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바람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지금 정치에 인질이 되어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온 세월에 더 인내하기에는 이미 임계치를 넘은 듯하다. 해방을 원하는 것이다. 국민들 가슴에는 지금 明文 헌법을 중시하고 있지 않다. 오로지 이 답답한 정국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국민들은 야당의 문란과 여당의 문란을 번갈아 가며 보아왔다. 이제 '박근혜, 너 마저!"라는 심정이다. 지금은 국민들의 불만을 온통 박근혜가 혼자 떠안은 듯하지만 실제 국민들은 그 동안 참았던 감정을 박근혜에게 쏟아놓고 있는 것뿐이다. 대상은 전체 정치권이다. 언론에도 감정이 많다. 다시 말해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기를 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이 해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부의 압력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비주류들이 당 해체와 함께 재창당을 추진하겠다는 움직임이라고 한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 문란은 새누리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계 전체적인 문제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고, 문란한 행태는 오히려 야 3당이 더했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정권과 함께 동반 몰락에 들어선 새누리당을 바라보며 즐기고 있는 야 3당이 참으로 가증스럽다. 민중은 지금 이들을 다 쓸어버릴 혁명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4·19 정국과 비슷한 양상을 느낄 수가 있다. 박 대통령이 계속 버티면 결국 민중에 의한 하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국 주도 세력이 없다. 4·19 때도 윤보선, 장면으로 이어지는 대체 세력은 진정한 주도 세력이 되지 못했다. 해서 4·19는 미완의 혁명이 된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반기문 등 거론 되는 인물들이 있지만 민중의 분노한 가슴을 달래주고 미래를 기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되고 있다. 그들이 박근혜를 대체할 인물이라면 이 시점에서 그들의 이름이 연호(連呼)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위 현장에 그들의 존재는 없었다. 민중은 그들을 원하지 않았다. 박근혜보다 더 낫다고 여기질 않은 것이다. 숫자상으로 나타나는 그들의 지지도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제의하고 청와대가 이를 받아 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추미애도 '11.12. 촛불 민심'의 대변자가 될 자격이 없다. 다 같이 타도의 대상일 뿐이다. 문재인, 안철수 등이 살 판 난 듯 설치지만 민중은 그들을 거들떠 보질 않고 있다. 문민정부 5대째, 국민들은 이제 이 문란한 세상에 종지부를 찍을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고 있다. 난세에 영웅 난다고 했다. 영웅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이때 '김정은 사망' 소식이라도 전해지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