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소문에 “의혹”이라는 면피용 단어를 붙인 뒤 무책임하게 보도, 대중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최순실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발표를 했다.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직권남용·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정호성 前 청와대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 누설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 측 변호인은 “검찰 발표는 사실이 아니다. 상상과 추측의 사상누각이며 특검에서 誣告(무고)를 밝히겠다”고 했다.

필자가 처음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부분은, 공무상 비밀자료 누설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점이었다. 연설문 협조는 그리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호성 前 비서관이 2013년 정권 초부터 금년 4월까지 공무상 비밀자료인 장·차관급 인사 관련 검토 자료 등 47건을 대통령과 가까운 최순실에게 자신의 보신을 위해 개인적 충성심(?)으로 전달했다면 대통령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자료가 朴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에 의하여 崔 씨에게 전달되었다면, 朴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한 게 된다. 따라서 이는 탄핵의 사유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의 평가대로 朴 대통령 재임 4년 동안 업적은 많다. 통진당 해산, 좌편향 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교조 法外노조, 개성공단 패쇄. 韓美연합사 해체 연기, 사드 배치 등이 그것이다. 역대 정부가 주저하던 공무원 연금법도 개정하였다. “여성 대통령이 잘 할까”하는 필자의 우려는 기우인 듯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이후 필자의 우려가 되살아 났다. 야당과 시민단체가 엉뚱하게 대통령 책임으로 몰아가자 朴 대통령은 특유의 침착함을 잃고 의기소침해져 갔다.

세월호 사건 이전인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로 300여 명에 가까운 人命이 희생되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로 32명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중 9명이 무학여중고 학생이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502명(실종자 30명 포함)이 사망했다. 이 사고들 이후, 일부 공무원들의 부정이 드러났지만 아무도 정부 책임으로 돌리지 않았다.

최순실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게 되자 대통령은 하염없이 무너져가고 있다.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에 야당이 반발하자 급히 국회의장실을 찾아가서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親野 인사를 내세워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인데, 문제는 거국내각이라는 게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 대통령의 모습에서 국가원수의 권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 대통령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를 언론이 확대재생산하여 무분별하게 실어 나르고 있다. 대통령의 침묵은 이제 끝내야 한다. 사실을 밝혀 각종 유언비어를 잠재워야 한다. 그리고 남은 국정운영 방침의 이정표를 확실하게 제시하여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정책의 추진력과 청렴성도 중요하지만 국가위기관리 능력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제 촛불집회는 광우병처럼 무책임한 선동정치의 專有(전유)가 되고 있다. 늘 그렇듯 선동의 중심에는 야당과 左派시민단체가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언론이 “카더라” 소문에 “의혹”이라는 면피용 단어를 붙인 뒤 무책임하게 보도, 대중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국민 시청료로 운영하는 국영방송 KBS가 이번에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편파방송을 온 종일 내보내고 있다. 이 같은 KBS의 제작방침을 미루어 볼 때,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親日’로, ‘이승만 대통령 일본 망명 誤報’와 같은 의도적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더욱 실망스런 것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與野 대선주자들이 권력 앞에 벌리는 몰염치한 언행들이다. 야당 지도자들은 法治를 허물고 場外집회에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국정운영의 동반자이던 여당 지도자들은 자신의 살길을 찾으려고 배신의 정치에 분주하다. 국민들은 이제 이들에게 비난을 넘어 아예 고개를 돌린다.

“정치인 스스로 청렴하고 정직하면 정치가 바로 선다(政者政也)”는 공자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그들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