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의 卽答 “저 사람들중 3분의 1은 정말 내가 오래 살았으면 하고 또 3분의 1은 그저 덩달아 소리치고 나머지 3분의 1은 내가 빨리 죽었으면 합니다” 촛불이나 횃불은 한국사람들의 창조가 아니다. 미국 뉴욕의 자유 여신상도 오른손에는 횃불 왼손에는 '독립선언'을 들고 있잖는가?

필자가 중학교 때 배운 러시아 문호(文豪) 막심 고리키(1868년~1936년)의 단편소설 '단코'에도 암흑 속에서 光明을 향해 나가는 '단코'라는 주인공의 손에서 불타는 횃불이 나타난다. 이 횃불은 그를 따라가는 민중을 위해 단코가 자신의 심장에 불을 붙여 태우고 있는 것이었다.

중국 여류작가 딩링(丁玲, 1904년~1986년) 이 쓴 '10만 개의 횃불'은 그녀가 1949년 중국 여성 대표단 성원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거행된 세계여성대회에 참가한 후 쓴 감상문이다. 10만 개 횃불이 주는 느낌을 감명 깊에 그린 글이다. 구 소련시대나 북한에서도 횃불 시위나 횃불 집단체조를 자주 하는데 이때의 횃불은 공산당이나 독재자를 우상화하는 상질물이다.

엄청난 숫자의 人群(사람의 무리)은 보는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기 때문에 人山人海, 즉 山 같고 바다 같다고 한는데 실로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이산(移山)도 할 수 있고 경해(傾海)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촛불을 들고 같은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그들의 마음속도 같은가 ? 그것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마치 다 같이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이 같은 꿈을 꿀 수 없는 것과 같다.

1966년 8월16일, 毛澤東은 미국 작가 에드가 스노우(Edgar Snow, 1906년~1972년) 와 함께 天安門 성루에서 미친 듯이 모택동 만수무강을 연호하는 100만 홍위병의 행진을 사열하고 있었다. 스노우가 물었다:

“저렇게 열광하며 당신 만세를 부르는 군중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세요?”

모택동은 사색도 않고 즉답(卽答)했다:

“저 사람들중 3분의 1은 정말 내가 오래 살았으면 하고 또 3분의 1은 그저 덩달아 소리치고 나머지 3분의 1은 내가 빨리 죽었으면 합니다”

중국 文豪 루쉰(魯迅)도 모택동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한 편의 글에서 大意 이런 뜻의 이야기를 했다:

“깃발을 휘날리며 군가를 부르며 호호탕탕 행진하는 혁명대오를 보았는가? 겉으로는일사불란( 一絲不亂)해도 속마음은 다 같지 않다. 혹자는 돈을 위하여, 혹자는 땅뙈기를 위하여, 혹자는 벼슬을 위하여, 혹자는 여자를 위하여, 혹자는 앞으로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하여 혁명에 참가했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왜 내가 총을 메고 여기서 걷고 있는가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수 있다.”

박근혜 下野를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 서울 광장에 모인 100만 촛불'群'을 한국의 매체들은 조감형(鳥瞰形) 사진만을 게재하기 좋아한다. 아마도 이런 앵글의 인군(人群) 사진이야말로 人群의 위력을 과시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독서도 않고 사색도 않는 기자들은 이러한 人群에 대한 분석적인 사고를 하기 싫어한다. 즉 이 거대한 人群이 사실은 무수한 小群으로 쪼개져 있고 또 이런 小群은 더 작은 利益 취향적(趣向的)인 個體로 이루어진 것이며 이 個體는 모두 자신의 특수성을 갖인 존재라는 것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을 투표한 48%의 選民은 한번도 박근혜를 옹오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더욱이 버스를 타고 호남에서 왔다는 촛불群은 박근혜 하야보다는 다음 정권이 호남정권이 되는 것이 급선무(急先務)일 것이다.

1000대의 트랙터群은 쌀값이 중요할 것이고 각종 노조群은 노동개혁 반대가 중요하며 적지 않은 공기업 노조는 성과연봉제 반대가 중요할 것이다. 그들이 겉으로는 '下野'를 웨쳐도 마음 속에는 박근혜 下野가 앞 순위에 있지 않다.

촛불群 속에는 당연히 많은 중요 정치인과 잠룡(潛龍)들의 얼굴도 보인다. 그들은 과연 대한민국을 위한 우국충정지사(憂國衷情之士)일까? 亂世에 잔머리 굴리고 있는 삼심이의배(三心二意輩)들은 아닐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