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촛불 민심은, 증오하는 정치군중의 ‘짐승 같은 본능’의 폭발에서 나오고 있다! 1906년 가을, 영국 서부 잉글랜드에서 肉牛(육우) 및 家禽(가금)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전시회 행사의 하나로서 황소 한 마리를 세워 놓고 살코기 무게를 알아맞추는 경연회가 있었다. 800명이 참가하여 각자 쪽지에 예상되는 무게를 적어서 제출하였다.

이들은 정육업자, 농부, 사무원, 가정주부, 도시인, 똑똑한 사람, 둔한 사람 등 보통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소를 잡아서 나온 정답은 1198 파운드였다. 심사위원들이 정답에 가장 가깝게 추산한 참가자들에게 시상을 한 후에 프란시스 갈턴(Francis Galton)이라는 과학자가 모든 쪽지를 모아서 산술적 계산을 통해 평균을 내어 보았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집단적 수치는 1197 파운드였다. 甲男乙女의 집단이 황소 무게 측정에 있어서 예상치 못한 집단적 천재성을 발휘한 것이었다.

이런 신비한 현상을 학자들은 집합체의 기적(miracle of aggregation) 또는 多衆의 지혜(wisdom of crowds)라고 한다. 이런 지혜는 소위 생존의 지혜로서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 온다. 금융시장에서 다중의 추측이 결집되면 어떤 개별적인 전문가보다도 더 정확하게 주식이나 채권의 값을 평가할 수 있다. 자녀들의 학습지도에 대한 강남 아줌마들의 집단적 판단이 어떠한 교육학자보다도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복부인 집단이 어떤 부동산 전문가보다도 투자수익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

그러나 다중의 지혜가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정치이다.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의 선전이나 선동 또는 기만에 휘둘려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증오의 불길을 지피고 있는 정치적 군중에게는 다중의 지혜가 결코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심연에 있는 非문명적이고 몰도덕적인 ‘짐승 같은 본능’이 폭발하게 된다. ‘짐승 같은 본능’은 비이성적인 암흑의 본능이며 生의 동력인 이드(id)와 동일시된다. 모든 인간의―심지어 聖者의―무의식에는 암흑의 奧地(오지)가 있다. 獸心(수심)이 잠복해 있다.

지금 한국에서 無所不爲(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촛불 민심은, 짐승의 獸心과 같은 것이다. 촛불 민심은 증오하는 정치군중의 ‘짐승 같은 본능’의 폭발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짜 보수를 불태우고 시대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문재인),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박원순) 등 무시무시한 민중혁명의 피 냄새를 풍기는 정치인들의 선동에 놀아나는 몰이성적 정치군중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의 불길에 증오의 기름을 퍼붓고 있는 군중은 짐승보다 더 잔인할 수 있다. 분노한 군중은 예수와 같은 神人(신인)이나 소크라테스 같은 성자도 죽일 만큼 사악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촛불 민심은 집단 지혜하고는 전혀 다르며 獸心(수심)보다 더 사악할 수도 있는 민심이라 하겠다. 인민재판하는 악령의 민심이라 하겠다.

참고: TIME誌 May 24, 2004
The Economist誌 June 6,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