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신사 한 명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심문하는 국회의원보다 대답하는 증인들이 오히려 품격이 돋보였다고 하겠습니다. 재계 회장들도 아주 중후하고 격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격은 군계일학이었습니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 용모가 아주 단정하고 자세가 발랐습니다. 아들뻘 나이의 국회의원들이 무례하고 모욕을 주어도 공손히 답변하였습니다. 아마 국회를 존중하는 신념에서가 아니면 나오기 어려운 자세였습니다. 그 치욕을 당하고서도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언어는 짧고 이해하기 쉬웠으면서도 국회의원들의 유도 질문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글쎄,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죄는 있을지언정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신사 한 명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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