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의 보수단체 집회 '축소보도'에 분노한다! 이탈리아 作家 올리아나 팔라치는 그의 저서 《남자(A man)》에서 “언론은 독재자의 침실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매춘부”라고 했다. 그가 세계 反체제 운동 정치인을 만난 후 쓴 책이다. 고인(故人)이 된 언론인 오소백(吳蘇白) 씨는 《기자가 되려면》이란 著書 첫 장에 “참다운 언론인은 금력(金力)과 권력의 꼭두각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두 말을 실감나게 느낀 것은 지난 12월17일 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열린 보수단체 집회와 좌파 촛불집회 보도였다. 필자는 정확하게 오전 11시 안국동 지하철역에 내렸다. 역사(驛舍) 內는 사람들로 꽉 찼다. 안국역 5번 출구를 향해 떠밀려 한 걸음씩 올라가는데 안내자가 5번 출구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으니 4번 출구로 나가달라고 했다. 행여 사고라도 날까봐 천천히 움직이기를 당부했다. 필자는 4번 출구를 어렵게 올라 밖으로 나왔다. 안국동 도로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필자는 군중들 틈을 지나 천천히 낙원상가 쪽으로 걸어가며 종로2가 대로(大路)에 다다랐다. 종로통은 차들이 다니기 때문에 경찰이 그 이상의 침범을 막고 있었다. 안국동 네거리에서 낙원상가를 지나 종로2가 도로 닿는 곳(파고다 공원 인근)까지 자연스럽게 행사장이 되었다. 군중들로 가득찬 시간은 정확히 12시였다. 미처 행사장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종로1가와 종로3가 양쪽 인도(人道)를 길게 메웠다. 인파가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길게 곳곳을 메웠다.

참석자들이 들고 있는 피켓 중에는 “배신자 김무성·유승민 탈당하라”, “Jtbc 손석희를 조사하라”가 눈에 들어왔다. 구호는 ‘탄핵반대’, ‘국회 해산’, ‘편파 언론보도 중단’이었다. 주최 측의 구호 선창에 군중들은 목청껏 따라 외쳤다. 가수 정수라 씨의 노래 ‘대한민국’이 흘러나오자 참석자들은 모두 따라 불렀다. 노래 가사 중 “아― 아― 대한민국. 아― 아― 우리 조국. 아― 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란 대목에서는 필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오후 1시부터는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차도(車道) 한쪽을 경찰이 열어줬다. 긴 태극 물결은 종로2가에서 낙원상가를 거쳐 광화문까지 도착하는데 약 1시간이 걸렸고, 후미는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행렬은 4시부터 서대문 방향 우측 도로를 통해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회하여 서울역 광장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오후 5시까지 지켜보다 귀가했다.

이날 저녁 7시와 9시 KBS 뉴스를 보았다.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는 세 차례나 보도하면서 보수단체 집회는 단 한 차례 짧게 스쳐갔다. 또 촛불집회는 근거도 없이 참석자가 60만 명이라고 하면서 보수단체 집회는 1만 5000명이 참석했다고 축소 보도했다. 광화문 광장 길이와 안국동 네거리에서 종로2가까지 거리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광화문 광장 인원이 60만이라면 안국동 로터리에서 종로2가까지 가득한 태극기 물결은 족히 100만은 될 것이다. 국민 시청료로 운영하는 국영방송 KBS가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고, 좌파와 야당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인터넷에 보도된 朝中東을 비롯한 모든 신문도 마찬가지다. 촛불집회는 사진과 함께 머리기사로 올렸고 보수단체 집회는 그 아래 짧은 기사로 흘렸다. 공정(公正)과 공익(公益), 그리고 민의(民意)를 대변해야 할 한국 언론, 부끄럽지 않는가?

'기레기'라는 말이 있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다. 기자로서 사명감, 정의감, 공정성이 없는 기자를 말한다. 지금 언론계의 우상(偶像)이 되고 있는 손석희 Jtbc 사장은 태블릿 PC 의혹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만약 태블릿 PC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들의 위선적이고 가증스러운 맨얼굴이 국민 앞에 다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