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 길은 태극기의 동력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탄핵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새해 첫날 저녁 9:37분 현재 경향신문에 들어가 보면 대문에 “박대통령 ‘밀회, 미용시술, 굿…말이 되나, 상상이 안 되는 일”이란 타이틀이 걸려 있다. 여기 들어가면 댓글이 558개가 달려 있고, 그 중에서 몇몇 단어들을 적어본다:

<악마 같은 여자군, 나쁜 년, 변기가 허술해서 어케 닭똥을 쌀래나 몰러, 변비걸려 디질 겁니다, 바다에 수장된 어린애들은 최태민 재물로 바쳤나, 골방에서 둘이서 국가 걱정했나요, 진짜 시X년 열받게 하네, 저런 년하고 이 반도에 사는 게 고통이다, 개작두로 모조리 목을 쳐야 한다, 가만히나 있지 새해 첫날부터 재수없게. 뭔 지랄이셔. 이 년아. 사기 쥐에 이어 조작 닭이라, 태민의 6째인지 7번째 첩이 너무 거짓을 말하니 공감이 안된다.>

이 단어들이 '약 1시간 전'이란 곳까지 즉 저녁 8:37분부터 한 시간 동안 적은 댓글에서 그대로 옮겨 적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다. 이러한 표현들이 자연인 박근혜(일반 국민의 신분)에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자연인 박근혜는 그냥 할머니일 뿐인데 이러한 온갖 쌍욕과 비하를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들이 한 온갖 쌍욕과 비하는 우리 태극기 진영에서 수호하고자 하는 가치와 신념, 그리고 체제를 겨냥한 것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도 열내면서 댓글로 응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태극기 집회에서 틀어 주는 무궁화라는 영상을 보고 맘 속으로 울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 눈물이 누구를 위한 눈물인가? 자연인 박근혜를 위한 눈물인가? 표면적으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는, 한국전쟁의 잿더미에서 이만큼 살기 위해 우리가 쏟아야 했던 피와 땀으로 이룩한 가치, 신념, 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는 데에 대한 통한의 눈물인 것이다. 우리가 연호하는 “박근혜!”는 곧 우리의 체제를 수호하자는 연호인 것이다.

우리가 주말마다 만사를 제치고 태극기 집회에 모여드는 것은 우리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헌재에서 탄핵을 기각하는 날 우리의 체제는 즉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온전할 것 같은가? 멀쩡할 때도 촛불의 바람에 엎어졌는데, 한 번 엎어져 금간 것을 일으켜 세웠다고 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가 멀쩡해질 것 같은가? 탄핵이 인용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법치국가에서 법대로 됐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우익혁명을 할 것인가?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탄핵이 기각되든, 인용되든 우리의 고민은 그대로 남는 것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우리의 승리인가? 아니다! 겨우 상처뿐인 본전을 찾은 것이고 우리의 고민은 그대로 있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에서 우리 편을 들어 주는 국회의원은 김진태 의원 한 명뿐이니 그야말로 우리는 고립무원인 것이다.

지진이 오면 쥐떼가 먼저 이동한다고 하질 않는가? 국회의원들, 그들이 누구인가? 엄청난 선거비용을 부담하면서 차지한 자리를 지키기 위한 본능은 쥐떼를 능가할 것이 아닌가?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돌아봐야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탄핵의 기각 여부를 넘어서 국회를 우리 편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김진태 의원 외에는 없는 것을 어찌하랴!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우리 편을 확보하는 것인데 국회를 해산시킬 법적인 방법이 없다. 자진해산을 시키든지 다음 총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답답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주된 표적은 국회해산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주된 슬로건은 '자유민주 수호!'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부차적인 표적과 슬로건은 각 단체별로 정해도 좋지만, '자유민주 수호!'와 '국회해산'이란 깃발 아래 하나로 뭉쳐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하기 쉬운 말로 '빨갱이', '종북', '좌익' 등으로 촛불을 부르고 있지만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간첩들을 제외하고는 사회민주주의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즉 자유민주주의에서 사회민주주의에로의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감지한 쥐떼들이 이동을 한 것이고 우리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갑자기 강진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이미 광우병, 세월호 등의 전진(前震)을 거쳐 탄핵이라는 본진(本震, mainshock)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잘 알고 있는 쥐떼들이기에 강진에는 맞설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타나지 않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 눈에는 비겁한 것으로 보이고 그들의 눈에는 우리가 세상 모르는 바보로 보일 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살 길은 태극기의 동력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탄핵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국회해산을 타깃으로 태극기 진영의 동력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 호는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암처럼 커져만 가는 국회가 자진해산할 리는 만무하니 다음 국회선거 때까지 태극기호를 몰고 가야 할 것이다. 개헌과 대선은 자연스럽게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뜨거운 타깃이 될 것이지만 그 어느 때 보다 만만치 않은 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