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불공정 보도만 하는 게 아니다. 까닭 모를 증오와 저주가 일상화 되어 있다. 아직 나이 어린 정유라를 '빈 라덴'급의 범죄인 취급한다. 거짓말을 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겁나는 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거짓말을 예사로 한다. 겁나는 데가 없기 때문이다. 촛불 시위대 숫자를 보도하면서 1000명을 2만 명으로, 5만 명을 70만 명으로 거리낌 없이 보도한다. 10~20%가 아니라 10~20배로 부풀린다. 이게 범죄구성 요건이 안 된다는 게 나는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러니 겁이 없는 것이다.

언론은 사실 보도만큼 공정 보도가 중요하다. 한 '종편'이 촛불 시위 보도를 하면서 편향성을 보였다. 정도가 심하자 시청자가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다. '(숫자)과장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라고 하자 '당신이 세어 보든가'라는 투의 응답이다. '태극기 시위'는 왜 제대로 방송에 내보내지 않느냐?'고 하자 "태극기 집회는 비정상적 집회"이므로 방송국에서 알아서 내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태극기 들고 나서면 언론의 눈에는 비정상으로 보이는 세상이다.

한국 언론은 무엇이든 좀 반듯하다 싶거나 앞서 간다 싶으면 기어이 쓰러뜨리려 한다. 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비근한 예로 김기춘, 우병우, 이들 두 사람은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늘 표적이 되어 왔다. 마침 최순실 사태가 터지자 어떻게 하든 엮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온갖 의혹들을 생산하여 후벼파고 있지만 그러나 뚜렷이 드러난 잘못이 없다. 내 식견으로는 사람이 저 정도로 반듯하기가 쉽지 않다. 신기할 정도로 잘못이 없자 '미꾸라지'라고들 한다. 공격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나 기자들 중에 권세 부리는 사람들이 특히 많은 것으로 볼 때, '개는 늘 똥 생각밖에 못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국 언론들은 거짓말에 불공정 보도만 하는 게 아니다. 까닭 모를 증오와 저주가 일상화 되어 있다. 아직 나이 어린 정유라를 '빈 라덴'급의 범죄인 취급한다. 이상한 어미를 만나 잘못 양육된 것은 분명해 보이나 그렇다고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사범, 폭력조직 사범' 등의 위험한 인물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증오할 수가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이 이러면 안 된다. 5000만 국민 모두가 그를 미워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인민재판'을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언론들이 박근혜를 김정은보다 더 미워하는 듯하다. 보도 기사를 보면 김정은에 대해서는 기껏 조롱할 정도이지만 박근혜에 대해서는 그 필치가 차갑기 그지없다. 만약 박근혜와 김정은 두 사람이 통일 대통령으로 출마한다면 우리 언론은 누구 편을 들까? 궁금해서는 안되는데 궁금하다.

내 눈에는 언론계의 이런 일련의 행태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는 물론이요 언론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得볼 사람은 문재인밖에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문재인이 대통령 될 것 같으니 미리 아부하는 것인가? '문재인 혁명'에 지레 겁먹었나? 그러고 보면 겁나는 데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못된 것들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