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때나 '혁명'을 좋아하는 자들에게는 얼마나 신나는 상황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반 국민들은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역사를 대하는 데는 관조(觀照)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긍정적이며 있는 그대로 보려는 자세가 되어야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를 하고 난 다음 잘된 것은 계승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여 같은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일이다. 제대로 이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다면 아주 잘못된 접근이다. 마음에 안 든다고 고칠 수도 없는 일이다.

가령 포항제철(현 포스코) 건립의 의의를 설명할 때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일찍 꿰뚫어 보고 비록 자본이나 기술, 경험이 전혀 없던 상태였지만 절실한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여 이뤄낸 大役事였다. 이로 인해 자동차 산업과 조선산업 등 많은 관련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필자 註)>라는 식의 긍정적인 시각에서 들여다봐야 제대로 이해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군사정부가 권력 정당성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라는 식의 부정적인 태도로 접근하게 되면 모든 것을 부정해야 한다. 이 논리에 꿰어 맞추기 위해 궤변에 궤변을 거듭해야 하고, 진실과 멀어지므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부정적이고 비합리적 태도에서 출발한 소모적 논쟁과 국력 낭비가 심각한 지경이다.

지금 위안부 문제만 해도 그렇다. 당시 時代相을 감안하면서 진실을 들여다 보려는 자세가 있어야 제대로 이해를 할 수가 있다. '빨래하던 소녀를 잡아다 차에 태워갔다'는 식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진실과 멀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 위안부 소녀상을 만들어 막무가내 설치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류의 사람들로 봐야 할 것이다.

위안부 소녀상 설치는 '진실규명'이나 '여성의 존엄'을 부각시키는데 별 도움이 되질 못한다. 어느 정도 동정심 유발은 가능하겠지만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국내뿐 아니라 남의 나라에까지 가서 세우려 하자 국제적 분쟁까지 야기되고 있다. 사실과 동떨어진 예술 창작품 같은 소녀상을 만들어 세워 놓고, 목도리를 두르고, 편지를 써 붙이고, 쓰다듬는 따위의 행위는 행위예술이나 무속신앙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간혹 일부 국가의 일부 시민 단체로부터 호응을 받는다고 해서 국제 사회로부터의 호응이라는 언론 보도는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을 지지하는 세력이 숨어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지지하는 것으로 우기는 북한방송이나 다를 게 없다.

화제를 좀 돌려보자. 김일성이 6·25 전쟁을 일으키자 우리 국군과 연합군이 반격을 가하며 밀고 올라가 남북통일이 될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중국 인민군이 참전하여 이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이로 인해 우리 국토가 유린당하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으니 우리에게 있어 중국은 원수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잊은 게 아니라 중국과의 현실과 미래의 관계를 위해 덮어두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 이전에 일어난 韓日 관계는 왜 자꾸 헤집으려 하는가? 일본은 침략한 것도 아니고 한일병합(韓日倂合)은 선의(善意)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그런데 특별히 일본에 대해 극도의 증오심을 드러내는 것은 무엇에서 연유한 것인가? 중국은 두렵고 일본은 만만해 보이나? 아니면 부끄러움을 감추려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인가?

과거사를 들춰 끊임없이 시비를 거는 것은 상대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도 피곤한 일이다. 더군다나 사과를 해도 받아 들이지도 않고 다시 새로운 사과를 요구하니 일본으로서도 지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사과하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할 뿐 한 판 붙어보자는 태세다. 이에 일본도 드디어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을 대하는 아베 수상의 얼굴이 차츰 굳어져 가는가 싶더니 지난해 말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사건'을 계기로 확실하게 강경모드로 전환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쓰여질 새로운 한반도 역사가 궁금해진다. 아베와 시진핑의 미소는 오마바의 미소와 함께 사라져 가고, 앞으로 새로운 인물 트럼프와 함께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가 궁금하다. 韓日관계는 한일관계로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마침 좌익의 발호도 그렇고 2017년의 한반도는 어쩌면 혹독한 시련의 역사가 도래(到來)하는 해가 될 수도 있다. 아무 때나 '혁명'을 좋아하는 자들에게는 얼마나 신나는 상황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반 국민들은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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