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15년 전에 어이 없게도 장갑차 촛불 시위에 참가해 친북좌파에 영합한 이회창 씨가 오버랩된다.
반기문 씨가 촛불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득, 15년 전에 어이 없게도 장갑차 촛불 시위에 참가해 친북좌파에
영합한 이회창 씨가 오버랩된다. 반기문 씨는 내심, 여러 후보 중 자신
이 가장 상대적으로는 '덜 좌파'이기 때문에 우파 유권자들 표는 자신
이 거의 독식할 것이고, 나아가 그 상태에서 좌파들의 환심('촛불참가')
까지 얻으며 좌파의 일부 표까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은 확정
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만약 이런 생각을 했다면 반기문 씨는
아직 멀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경우에 가깝다.

현재 여타 후보들이 좌파일색이기 때문에 반기문 씨는 이 상태에서
조금만 우파 행보를 보여주어도 우파 유권자들의 표를 거의 독식하게
되어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커진다.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해, 우파
유권자로서는 현재 '대안'('제대로 된 우파 후보')이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기문 씨는 굳이 우파적 행보를 별도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중립적 행보만 유지해도) 이론상 우파 유권자들 표를 독식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역시 커진다.

그런데, 우파 유권자들의 약점(찍을 만한 후보 없는 현실)을 악용하여,
반기문 씨가 우파 유권자들을 면전에서 모욕하는 이런 식의 좌파영합
('촛불 참가') 처신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반기문 씨가 미처
예상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우파 유권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차선으로 여기는 반기문 씨마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파 유권자는
이판사판의 심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신문사에서 신춘문예 같은 것을 시상한다. 그런데 수준
이하의 작품들만 응모된 경우 '당선작 없음'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반기문 씨의 이상한 처신이 이어지는 등 암담한 현실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 우파 유권자들은 투표 자체를 아예 포기하거나 고의적
무효표로써 현실을 조롱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5년을 아예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다. 우파 유권자들의 표가 무대(선거판)
에서 아예 실종되는 상황이 전개되면 반기문 씨는 가망이 없을 확률이
높다.

번듯한 우파 후보자가 부재하여, 어떨결에 우파 유권자로부터의 관심
을 차지하는 과분한 행운을 얻었으면 그에 걸맞게 보은하는 마음가짐
으로 처신해야 할 텐데, 지금의 반기문 씨는 그런 마음가짐이 아니다.
확실한 길을 놔두고 쓸 데 없는 욕심을 부리느라 벌써 엉뚱한 길을
기웃거린다. 이런 반기문 씨는 불안해 보일 수밖에 없다. 반기문 씨가
우파 유권자를 면전에서 모욕하는 식으로 나오면, 우파 유권자도
이판사판으로 나갈 수 있다. 산통을 깨는 것은 좌파만의 주특기가
아니다. 깽판은 좌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파도 이보(二步) 전진을
위해, 때로 일보(一步)를 깽판 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반기문 씨는
알아야 한다.

집토끼도 너무 화나면 이판사판 가출했다가 5년쯤 후에나 귀가를
고려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마 그때쯤(5년 후)이면, 좌파 대통령의
5년 간 헛발질에 질려버린 국민들(유권자들)이 분명 반기문 씨 아닌,
다른 누군가 걸출한 우파 대통령 후보자(한국판 트럼프 가능성)에
열광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반기문 씨가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상황이다.

반기문 씨는 이미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온갖 출세라는 출세는 전부
누려본 사람이다. 남들과는 달리, 더욱 겸손하며 욕심을 버리고 진
정 국가와 민족만을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누릴 만한 출
세를 이미 전부 누려본 그가, 마치 이제 막 출세라는 것에 맛을 들린
사람처럼 욕심(촛불영합)을 부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매우 실
망스럽다. 추해 보일 뿐이다. 마음을 비우고 대한민국의 미래만을
바라보면 길은 더욱 쉽게 열릴 것이다. 반기문 씨는, 자신에게 주어
진 기회가 이번 한 번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확률 높은 확실한 길을
가야 한다. 좌파에 영합하는 등 엉뚱한 길을 기웃거리다가는 쪽박
찰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