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비판하면서도 그 언론 보도를 믿고 누군가를 비판부터 하면 안 된다.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거다. 광장의 민심이 만든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 광장의 민심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기회가 되면 촛불집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좌편향 언론이 보도하였다. 이를 두고 보수 성향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반 씨를 맹비난하고 있다.

음… 그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보수 성향 시민들이 섭섭해 하거나 어떤 오해를 할 만하다. 그렇긴 하나 반기문 씨를 덜컥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본다. 우선 그러한 언론보도가 사실인지,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가 각색된 것인지 등을 차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들 아시다시피 요즘 언론보도는 온전히 믿기 어려우니까.

그러한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 가지고 그가 좌파와 손잡을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와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아직 여기 참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로선 대선 승리를 위하여 대세로 보이는 흐름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말을 던질 필요성을 느껴 그런 발언을 하였을 수도 있다. 물론 보수 성향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 일정 흐름에 영합하는 태도가 못마땅할 수 있고 때문에 그의 이념 내지 정치 지도자로서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지만, 지금 보수 세력 입장에서는 찬밥 더운 밥 따질 처지가 아니다. 소도둑놈보단 개도둑놈이 낫고 개도둑놈보단 닭서리하다 잡힌 5촌 당숙이 낫다.

지금은 누굴 비판하고 시시비비할 시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누구를 대선 후보로 세울 것인지도 문제지만 좌파에 기울지 않을 한 명이 아쉬울 때다. 공연한 발언으로 예민한 대중의 가슴에 불을 질러 그로 인해 비판 대상자로 하여금 보수우파에게 등을 돌리도록 해선 안 된다. 누구에게든 일단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필요한 사람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를 잘 전달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 후 나중에 비판하든 해야지,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비판부터 하는 것은 우리 눈을 스스로 찌르는 격이라 본다.

또 한 가지. 우리 역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져오는데 힘써야 한다. 언론을 비판하면서도 그 언론 보도를 믿고 누군가를 비판부터 하면 안 된다. 사실확인과 함께 상대방의 입장을 전후좌우로 살피고 일단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따져본 결과 몹쓸 인간이라 판단이 되면 그때 비판해도 늦지 않다. 이간질하는 언론 때문에 보수우파는 소통하고자 하는 모든 대상과 단절되어 있다. 그래서 상호 오해와 불신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소통의 끈을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 우리의 생각을 잘 알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잘 전달받을 수 있도록.

지금 보수우파는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좌익 빼고는 누구에게든 격려를 우선해야 한다. 사랑과 희망으로 악의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

(이 글은 반기문 씨를 옹호하거나 그가 보수진영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 요즘은 무슨 말을 하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