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관리를 옹호하거나 변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고 오히려 그 같은 부정 사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는 법에 의한 엄정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유라와 그의 어머니 최순실을 상대로 하여 진행되고 있는 박영수 특검의 ‘마녀 사냥’식 수사 양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국가의 시민의 입장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특검 수사의 작금의 양상을 보면, 아직도 이들의 범죄 혐의에 대하여 검찰의 생명선(生命線)인 증거주의에 입각하여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무 것도 있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특검이 교묘하게 흘리는 것을 가지고 사이비화한 언론들이 무책임하게 편집하여 유포시키고 있는 ‘정황’론에 입각하여, ‘죄형법정주의’를 깡그리 무시한 채, 이들을 ‘죄인’으로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들에게 마치 ‘하이에나’처럼 덤벼드는 언론들이 선정적으로 소설처럼 써내는 이들의 ‘혐의’ 내용은 ‘사실’로 확인되는 것이 거의 없는데도 특검은 중단없이 ‘정황’론 생산을 계속하고 있고 언론들은 아랑곳 함이 없이 '아니면 그만 두고' 식으로 이를 받아서 보도하는 ‘찌라시’ 식 보도 작태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무책임한 수사 및 보도 행태와 관련하여 필자는 특검과 언론에 감히 물어 볼 것이 있다. 이번에 최순실 사건 수사의 일환으로 사법 처리의 대상으로 부각되는 정유라 유형의 부정 입학 및 학사 관리 행위는 비단 승마뿐 아니라 수영, 피겨스케이팅, 축구, 야구, 배구, 농구, 태권, 권투를 포함한 모든 종목에 걸쳐서 대다수의 대학에서 오랜 기간을 두고 사실상 다반사(茶飯事)처럼 만연되어 있다는 것이 이 나라 국민들에게 보편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현실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을 말한다면, 좀 창피한 일이기는 하지만, 오늘날 올림픽 10위권을 자랑하는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놀라운 실력은 바로 이같은 관행에 토대를 둔 것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다. 이를 통하여 양성된 선수들이 각종 국제경기에 출전하여 올리는 뛰어난 성적이 이를 TV로 시청하는 국민들의 엔돌핀을 높여 줌으로써 신문 구독과 TV 시청률을 올려 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음달에서 일하는 어려운 계층의 국민들이 우울감을 떨쳐내고 생업에 매진하는 활력(活力)을 확보하는 선순환(善循環)을 자극해 온 것이 사실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검과 언론에 덧붙여 물어 볼 일이 있다. 특검은 이번에 ‘빼어든’(?) 사정(司正)의 칼을 '정의의 칼'로 미화(美化)시키고 있고 사이비 언론들은 이에 맹목적으로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번 기회에 사실은 지금 교육계 전반(全般)과 모든 스포츠 종목에 걸쳐서 마치 대기(大氣) 중의 공기(空氣)처럼 만연(蔓延)되어 있는 스포츠 특기 학생들의 부정 입학과 부정 학사 관리 실태에 대하여 전수(全數) 차원에서 사정의 메스를 댈 용의가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을 때 특검과 언론은 정유라 외에도 나라 전체에 만연되어 있는 수많은 부정 입학과 학사 관리 수혜자(受惠者)들에게 무더기로 면죄부(免罪符)를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역설적으로, 이 나라 사회 정의를 송두리째 파괴하게 될 우려가 없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오랜 기간에 걸쳐 관행됨으로써 대한민국이 스포츠 한국으로 웅비(雄飛)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던 대학 입학과 학사 관리 차원에서의 관행적인 체육 특기자(特技者) 우대(優待) 제도가 이번 일을 계기로 일거에 사라져서 체육 한국의 몰락과 함께 국민 사기 관리에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데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특검과 언론의 심심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쥐를 잡다가 독을 깨는 우(愚)를 범할 가능성에 대한 특검과 언론의 성찰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