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불순분자들을 가리기 위해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직무가 아닌가? 이런 불온 세력들에게 세금이 들어가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57년 동안 최고 권력을 누렸던 그였지만…오늘 구치소 반입이 가능한 뿔테 안경 차림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오늘 아침 TV조선 뉴스에서 들은 앵커 맨트다. 어차피 보지도 않고 '고개를 숙였다'고 할 바에는 아예 "땅바닥에 엎어져 흐느꼈다"고 하면 국민들 속이 좀더 시원하지 않을까?

이 뉴스를 들으면 그는 57년 동안이나 최고의 권력을 누리면서 나쁜 일 많이 한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풍겨진다. 그래서 드디어 잡혀 갔고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는 뜻이다. 언론은 그를 '법미꾸라지'라는 별칭을 지어줬다. 연결하면 57년 동안이나 나쁜 짓을 하면서 요리조리 법을 피해 다니다 이제서야 잡혔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원로를 이렇게 대하는 게 아니다. 울컥 치미는 화를 참을 길이 없다.

'57년의 법미꾸라지'를 달리 해석하면 법을 피한 게 하니라 57년 동안이나 법을 어기지 않고 반듯하게 살아왔다는 것이다. 초야에 묻혀 있었던 사람이라면 잘못이 있어도 남의 눈에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겠으나 '57년 동안 최고의 권력을 누린 사람'으로 지칭될 정도면 일거수일투족이 세상에 노출되어 있었다. 과연 그의 행적이 '법을 어기고도 피해 다닌 것'과 '법을 어기지 않은 것'과 어느 쪽에 가까운가?

그는 절대 권력자(제왕 같은)가 아니었다. 큰 잘못이 있었으나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권력자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여러 정권에서 중용된 고위공직자였을 뿐이다. 이는 공직자로서의 청렴성이나 능력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왜 이런 훌륭한 공직자를 마치 나치 독일의 2인자였다는 '괴링' 같은 부류로 색칠하려 하는가? 왜 이런 훌륭한 사람을 기어이 망가뜨려 놓고 좋아서 못 견디겠다는 투로 떠들고들 있는가?

그에게 덮어씌운 협의는 무슨 뇌물을 받았다던가 '최고의 권력'을 사사로이 남용했다던가 하는 게 아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하찮은 혐의, '57년 최고 권력'에게 들이미는 죄 치고는 너무 한심하지 않은가? '개작두'로 욕보이려는 것인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세간에는 온갖 유언비어가 만연했다. '잠수함과 충돌했다',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를 막고 있다', '정부 자작극이다'는 등 허무맹랑한 유언비어가 나돌고 언론(특히 '종편')에서도 이를 가리지 않고 중계를 했다. 한편에서는 참사를 돈 버는 기회로 여긴 듯 검증되지 않은 장비를 가져와 설쳤다. 급박한 상황에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는 관계 당국으로서는 이를 다 들어줄 수가 없다. 그러자 일부 언론들이 '(구제할 수 있을 듯한데) 정부가 막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JTBC에서는 특집 방송을 연거푸 내보냈다. 사실상 특정업체 광고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 장비(다이빙 벨)를 투입했으나 역시 시간과 비용만 낭비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JTBC)은 사과하지 않았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에서 불순분자들을 가리기 위해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직무가 아닌가? 이런 불온 세력들에게 세금이 들어가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어떤 배우는 단체를 만들어 공공연히 '백만 민란'을 외치고 있다. 어떻게 이들을 방치하라는 것이며, 어떻게 이들을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국민 세금을 들여 지원하라는 말인가?

그의 죄는 블랙리스트'에 있는 게 아니라 민주화를 빙자한 좌익화 운동을 막으려다 되레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는 '잘난 놈 못 봐주는 못난 국민성'에 불지르는 좌익들의 만행이다. 인민재판에 던져진 희생양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朴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고, 그 길만이 우익의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해 왔다)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했다가 전교조로부터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당해 월급까지 압류당하는 수난을 겪은 바 있다. 법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알지만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참교육'을 하겠다고 나선 전교조 교사들의 이름을 밝혔는데 그것이 왜 명예훼손이 되는지 어떻게 이해를 할 수가 있는가!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트리고 국민들이 세운 정부를 비난하며 뒤엎으려는 세력들을 파악하여 세금 지원을 축소하려는 것이 왜 법에 저촉되는지 나로서는 역시 이해할 길이 없다. 그저 '빨갱이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뿐이다.

덧붙임)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었다고 활동에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명단 공개를 했다가 된서리 맞는 것을 보고 이제 건드릴 사람도 없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이 야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소위에서 통과되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게 입법화 되든지 안 되든지 상관없이 역사 교과서는 예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누가 스스로 '패가망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막겠다고 나설 것인가? 이번 '블랙리스트 사태'로 앞으로 문화계 좌익화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될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북한의 '아리랑'을 공연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이를 막을 이 어디에 있는가? '黃의 승천'을 고대하고 있는 내 마음이 다 타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