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청앞 광장이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광장으로 변모하였다.…방송 카메라맨들은 태극기 집회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편파보도 자료를 찾으러 다녔다.…오후 4시가 지나서 특검이 청와대 진입을 거부당하고 철수했다는 전갈을 받고 우리는 만세삼창을 부른 후에 내일 행사에서 다시 보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탄핵정국의 좌우 시가전 양상

2월3일 아침 7시30분 ‘긴급알림’이라는 문자가 핸드폰에 찍혔다. 급히 옷을 챙겨입고 지정한 장소 삼각지 전쟁기념관에 도착한 것이 9시경이었다. 벌써 도로 건너편, 국방부 입구에는 000들이 30여명 경찰에 둘러싸여 마이크로 떠들고 있었고 현수막에는 ‘미친개 미국방 매티스 전쟁광’이라고 쓰여있었다. 한편 전쟁기념관의 입구 광장에는 200여 명의 남녀노소 애국인사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반대, 특검해체’를 외치고 있었다. 일본에서 왔다는 젊은이 3명도 보였다. 일본에는 이런 일이 없어서 공부하러 왔다고 했다. 어떤 젊은이가 세월호 노랑뱃지를 달고 뭣하러 왔는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로부터 야단맞고 쫓겨서 건너편 000들 속으로 돌아 가버렸다. 잠시 후 도로 저 건너편을 보니까 000들은 철수해 버렸고 경찰들이 우리쪽으로 몰려왔다.

우리 쪽에는 지휘부가 없었지만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국방장관 매티스 환영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끼리끼리 대화를 나누면서 시청앞 광장 혹은 청와대쪽으로 이동하였다. 시청앞 광장에는 대형태극기와 성조기가 40미터의 높이로 게양되어 있어서 모두들 기분 좋게 기념사진도 찍고 ‘박원순이가 엄청 스트레스 받겠네, 시청앞으로 나오지를 못할 입장’이라고 하면서 김평우 변호사의 명쾌한 탄핵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동안 박원순시장이 시청앞이나 광화문에 태극기 게양을 반대하였는데 이번에 2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어제 설치하였는데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흐뭇해하고 있다. 이 비용은 건국대의 모 교수가 기부하였다고 한다. 미 국방장관 매티스가 오는데 타이밍을 맞춰서 2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설치하였다는데 미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와서 보고 좋아서 사진을 찍어 갔다면서 이제 시청앞 광장이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광장으로 변모하였다.

오늘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막으러 가야 한다고 외치는 소리에 발길을 삼청동으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벌써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놓고 있었으며 태극기 애국자들이 수백 명 모여 있었다. 수원에서 오신 분도 있었고 여성들이 더 열성적이었다. 어떤 아주머니는 23만 원짜리 개인 마이크 확성기를 목에 걸고 오신 분도 있었다. 오늘은 여성들이 더 많이 모였고 미국에서 8년간 공부하고 잠시 귀국하여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왔다는 젊은 여성도 있었다.

잠시 후에 도로 건너편에 보니까 방송국 카메라맨들이 10여 명 줄지어 뭔가를 하고 있어서 잠복해 들어가보니 000들이 기자회견하고 있었다. 시위꾼보다 카메라맨들이 더 많았고 현수막 한 개 설치해 놓고 떠들다가 태극기 분위기에 눌려 곧 철수해 버렸다. 방송 카메라맨들은 태극기 집회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편파보도 자료를 찾으러 다니는 참으로 어이없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짓이고 거짓보도 조작보도의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니는 꼴이다.

오후 4시가 지나서 특검이 청와대 진입을 거부당하고 철수했다는 전갈을 받고 우리는 만세삼창을 부른 후에 내일 행사에서 다시 보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우리 일행 8명은 근처 삼계탕 집으로 옮겨 저녁식사를 하면서 오늘의 시가전에 대한 승리의 소감을 나누고 내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