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응보(因果應報)의 법칙

안타깝게도 좌파가 만들고 짜 놓은 광기가 탄핵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사람은 남과 다른 신념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범위일 때 만이다. 촛불시위에서 목도하는대로 분노, 증오로 일반 국민을 선동하고 맹목적인 흥분상태로 유도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특검도 마찬가지이다. 특검은 혁명군 완장 부대의 역할을 하면 안된다.  

대통령은 나라의 수장이자 선거로 뽑은 최고 통치자의 직함이다. 현직 대통령을 싫어하고 비난할 수는 있어도 인격적으로 살해하고 모독하는 것은 막가는 나라에서라도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전직 대통령의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촛불세력은 현직 대통령 얼굴을 새긴 공을 어린이들이 차고 즐기도록 만들어 어린 아이들에게 증오심부터 심는다. 단두대는 왕조시대 프랑스 혁명에서 쓰인 군중의 광적인 폭발 수단이었다. 부패한 왕조를 타도하는데 쓰인 수법을 민주국가의 선출직 국가 원수에게 쓰면서 군중의 열기와 카타르시스를 유도한다. 그런 집회의 참가자는 물론 언론도 그것을 말리거나 지적조차 하지 않는다. 나체사진의 국회전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프레임의 최고 수훈은 언론이다. 이 시점에서 대중을 선동하는 데 언론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일찍이 간파한 천재,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괴벨스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조직에서 선전선동부를 처음부터 만든 공산당들의 선례도 기억한다. 경험하고 있는 대로 현재까지도 언론은 객관적인 사실 보도 보다는 탄핵의 당위성을 유도하는데 더 노력하고 있다. 정상적인 언론이라기보다 탄핵세력과 손잡은 협력자들과 다름 없다. 눈이 한 쪽으로 돌아가 있으면 바로 볼 길이 없다. 그래서 말의 맥락보다는 자기 반대자 발언의 지엽을 살피고 꼬투리를 잡아서 증폭시킨다.   

다 같이 보고 느낀 대로 이번 사태의 촉발도, 사태를 키운 기름도 언론이다. 그렇다고 언론을 없애거나 위축시켜서는 안된다. 언론의 역할과 기능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법칙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 즉 심은 대로 거두게 하는 것이다. 이번 일을 의도적으로 시작하고, 키우고, 계속 왜곡하는 매체는 이미 드러나 있으므로 이번 사태를 개탄하고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 매체의 구독이나 시청을 단호히 거부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해당 매체 구독율과 시청률이 확실히 내려가 아픔을 느끼도록. 그 관련 언론사 재벌이 경영하는 기업 서비스나 제품도 같은 차원이다. 영향을 받는 매체나 연관 기업 활동은 그 동안 죽이 잘 맞은 세력들이 열심히 도우고 살펴 주어 상부상조 하도록 내버려 두 면 된다. 그동안 모든 측면에서 우리는 책임을 밝히고 묻는 일을 너무 소홀히 해왔다. 그래서 언론도 그 점을 믿고 마음대로 설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는 태극기를 열심히 흔드는 것 이상으로 불매, 불시청 실천운동을 전개해서 확실히 깨닫게 해야 한다. 비폭력 저항운동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과응보의 법칙에 해당하는 다른 집단의 하나는 여당에 몸담았다가 탄핵에 허겁지겁 찬성해서 국회 탄핵 결의를 성립시켜준 국회의원들이다. 상당수가 대통령이나 여당 주도 세력에 개인적 원한관계가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아니면 탄핵정국 이후의 자기 살길을 스스로 계산하여 약삭빠르게 움직인 무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여당 국회의원은 개인적 이해관계에 앞서 ‘나라부터’ 생각하고 걱정하는 ‘기본적인 몸짓’이라도 보여주는 존재이다. 앞으로 기록될 역사에서 또 다음 선거에서 자기가 한 언동에 합당한 보응을 받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이번 탄핵사태가 어떻게 결말이 나더라도 우리는 그 과정을 분명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 후대의 역사가 이를 판단하고 그 주체들을 정직하게 평가하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사태의 전말과 경과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나라에 어떤 위해를 가져왔는가를 우리의 후손들이 분명히 알고 교훈을 삼도록 준비해야 한다. 국민 개인도 각자 2016-17년의 국난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했나를 자신의 후대에 전하고 남길 필요가 있다. 역사는 무서운 것이다.

좌파의 통상적 수법은 끊임없는 거짓의 생산으로 대중을 기만하는 것이다. 아직도 언론은 갈수록 숫자가 불어나는 태극기 집회를 대통령 측의 돈을 받고 모이는 할 일 없는 노인들의 행동이라고 비하하면서 무시하려고 한다. 그 한 예가 공영방송의 종사자가 최근 촛불집회에서 직접 한 연설 내용이다.

태극기 집회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기적” 중의 하나이다. 추운 겨울에 그 많은 중장년층이 한두 번도 아닌 십 수차례나 광장에 모여 오랜 시간 태극기를 흔들고 부르짖는 목적이 무엇 때문인가? 대부분이 일정한 수입이 없음에도 경비를 자발적으로 갹출하고 혹은 집회주관 측에 송금까지 해가면서 또 지방에서 서울로 자기 돈을 써가며 오간다. 그 동안의 우리 역사에서 본대로 젊은이들이 하지 않으면 뒷전에 머물러 걱정이나 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던 세대인 많은 중장년들이 태극기를 선택하고 흔드는 이유는 경험과 본능에 의한 위험감지 때문이다. 그것도 자신이 아닌 다음 세대의 번영과 안녕을 위해서. 설명하기 어려운 이런 방어시스템의 작동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역설적으로 느낀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염려되는 점은 헌법재판소의 정치화 우려이다. 보도로 알려지는 재판과정에서 재판관들이 제기된 사실이나 법리보다는 어떤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가 어려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역사는 지우거나 바꿀 수 없다. 광장의 촛불을 바라본 눈이 아니라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마음의 울림에서 나온 헌재 재판관의 판단은 이름과 함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되고 또 보응될 것이다.

사회주의 원리가 나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세계의 모든 나라가 사회주의의 장점을 본받고 그를 다소간에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사회주의 자체가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한 원인은 자기편이 아니면 저주와 증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이데올로기를 신앙삼아 계속 편을 가르면서 사회를 분열시켰기 때문이다. 서구의 사회주의적인 정권은 정상적인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룬 나라이지 광장의 증오심으로 판을 뒤엎어 끝내 성공한 경우는 없다.

한번 삐끗하게 되면 자기 친자식이라도 고치기가 어렵듯이 나라 또한 한번 잘못되면 영원히 고치기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선대와 우리 자신이 피땀과 열정으로 이룬 나라가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과 끝없는 애국심으로 많은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계속 광장으로 나선다.

임정덕

부산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