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를 날조하여 국가원수를 탄핵한다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지, 선진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상 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국가원수의 목숨을 노리거나 실각시키는 것은 역사적으로는 대역죄요 모반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명치헌법에는 대역죄가 있었다. 대역죄에 대한 형벌은 사형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 간 결정적 ‘물증’이라고 할 최순실(최서원) 소유라고 발표된 태블릿PC를 JTBC가 날조했다면, 이야말로 엄청난 음모요, 범죄이며 세기적인 大사건이다. 날조라는 의혹을 받는 것만으로도 큰 사건이다. 이런 엄청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여타 언론들이 이를 추적하지 않는다면, 그런 언론들은 이미 언론이 아니다.

아무튼, JTBC가 보도한 문제의 태블릿PC라는 것이, 법정에도 제출되지 않아 도대체 실물을 본 사람도 없고, 지금은 어디에 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임을 아무리 설명해도 일본인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일축한다. 일본신문과 방송이 그런 것을 전하지 않으므로 그런 일은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언론과 일본언론의 보도 내용이 충돌할 때는 당연히 일본언론의 보도가 정확하다고 믿는다.

거의 모든 일본언론이 불과 얼마 전에 힐러리가 대통령선거에서 절대로 승리한다고 보도했었던 사실을 상기시켜도, 그들은 한국언론과 마찬가지로 실수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지 못한다. 보통 일본인들은 대개 한국인(외국인)들보다는 자신들(일본)의 지식과 판단과 객관적이고 더 근거가 있다고 믿는다.

덧붙여 말하면, 근년의 일본사회는 한 세대 전보다 인종주의 경향이 확실히 더 강해진 느낌이 든다. 물론 모든 일본인 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위 ‘보통국가化’라는 국가 목표를 추진하는 세력들이 결국 ‘일본 제일주의’를 강조하면서 의도했든 안 했든 일본사회의 배타적 경계심을 자극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허긴 GDP세계 2위였을 때의 일본과, 군사적으로도 이미 중국에 밀린 지금의 일본은 개인이건 사회건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때 선진국 중에서도 후진국에 대한 ODA원조규모가 최대였던 일본이 ‘아베노믹스’라는 거친 처방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일본이 다른 나라를 배려할 여유가 있겠는가? 사실 ‘아베노믹스’는 한국과 중국 견제가 목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좌우간 일본에는 한국의 보수우파의 주장을 소개하는 매체는 없다고 보면 된다. 일본인들 뿐 아니라, 한국어를 모르는 대부분의 재일한국인들도 한국사정을 일본매체를 통해서 알게 되는데 그 내용이 ‘민노총’의 검열(장악) 하에 있는 언론노조가 생산 전파하는 내용이니 문제인 것이다. 실은 한국문제를 일본어로 전하는 매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동경에서 일본어로 발행하는 통일일보가 있다(신문 제호와는 달리 지금은 週刊紙이다).

‘탄핵 政變’의 배경과 흐름에 대해서도, 한국의 보수우파의 관점을 포함하여 일본어로 전하는 매체는 통일일보 정도인 셈이다. 주간지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亂’의 배경 등을 분석, 해설 하여, 어째서 ‘평양의 급변사태’보다 ‘서울의 급변사태’가 먼저 일어났는지를 그런대로 알 수 있게 해준다.

통일일보는 1959년에 창간된 이래, 從北의 원조인 조총련과 반세기 이상 싸워온 매체이다. 이번 彈劾政變에서도, 재일 반국가단체인 朝總聯과 韓統聯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집요하게 선동하고 데모대를 주일한국 대사관 앞에까지 보내는 상황에서, 재일동포사회의 대표격인 재일한국민단(민단)이 이들 반국가단체의 도전을 피하자, 통일일보 만이 싸우는 모양새다.

대통령 탄핵의 본질이 ‘제6공화국’ 좌경화30년의 최종적 단계로서 종북세력들의 최후의 총공세라는 것, 조선일보는 이미 ‘보수 매체’가 아니라는 것, 조선일보 사주가 차기 정권은 문재인으로 보고 올인 했다는 것, 특히 방상훈 사장이 TV조선의 이진동 부장에게 고영태 일당 공작을 잘했다고 금일봉(5,000만원)을 주었다는 등 한국의 內戰 상황을 한국어를 모르는 재일한국인들이 그런대로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물론,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통일일보가 전하는 것 같은 한국정세를 믿지 않는다. 일본인들도 많은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일본언론뿐 아니라, 일본사회가 한국의 보수우파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일본사회가 한국의 보수우파가 주장,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 근원을 따져보면 결국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혁명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역사적 배경에 도달한다.

인간의 사고력은 결국 어휘력이고, 인간의 판단과 선택은 결국 경험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일본사람들이 한국의 내전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앞서 잠시 언급한 在日民團이 왜 조총련과 싸우지 않는가에 대해서도 과학적 설명이 가능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