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람은 세계의 도움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필히 고립되리다.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사드보복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그저께는 중국 하북성 위현(魏縣)의 한 소학교 학생들이 한국 물건 불매운동 宣誓大會를 하더니 어제는 제주도에 왔던 중국 크루즈 여객선 Costa Serena 호의 3400명의 유커들이 뜬금없이 하선 거부 하였다.

언필칭 세계 G2 대국이란 중국이 하는 꼬락서니는 정말 치졸하기 그지 없다. 필자는 한 평생 중국인과 교류하면서 사는 한국 학자다. 수십 년 동안 중국 대학생들에게 중국말로 강의도 하고 또 수없는 중국인 붕우(朋友)를 갖고 있으며 중국어 원문으로 많은 논문과 저서도 쓴 사람이다. 지금 중국이 하고 있는 사드보복 작태가 하도 한심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곧 중국의 사드보복을 전승(戰勝)하는 필살기(必殺技)도 연구하기로 한다.

중국정부는 장독(藏獨)즉 티베트 독립운동, 강독(疆獨)즉 신강(新疆) 독립운동, 대독(臺獨)즉 대만 독립운동을 국가 전복죄(顚覆罪)라는 重罪로 설정하고 외국의 정치가들이 이런 운동을 지원하는 언행을 하면 가차 없이 보복 행동을 한다. 그리고 이른바 '국가의 핵심이익'이란 카테고리를 자의적(恣意的)으로 결정해 놓고 여기에 영토주권, 국방안보, 정치제도 등을 포함시켜 외국인의 개유(凱覦)를 불허하고 있다.

이런 원칙이라면 중국이 가장 강도 높게 보복할 나라는 미국이다. 왜냐면 오바마가 달라이 라마를 네 번이나 만났으니 장독(藏獨)죄에 걸렸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37년만에 처음으로 대만 총통 차이잉원과 공개적으로 통화(지난해 12월 3일)했으니 대독(臺獨)죄에 걸렸으며 미국 공군기가 최근 몇 년 동안 대만해협과 황해 및 남해상공에서 여러번 중국 공군기와 근접비행을 하면서 전술전개를 하였으니 노골적인 도발행위이고 지난 2월18일에는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이 남해를 순항하였으니 이것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린 것이 분명할것 이고 최근 미군이 한국의 東海에 레이더 탐지거리가 사드의 6배인 4800Km를 초과하는 해상기지 엑스밴드 레이더(SBX)를 전개하였으니 이 또한 중국의 내지를 염탐하기 위한 엄중한 도발 행위가 아닌가?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게 대립각도 세우지 않았고 별로 큰 시비도 걸지도 않았으며 물론 제재는 더욱 안 했다. 심지어 많은 경우에는 언급조차 안 한다.

더욱이 지금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도 실은 주한 미군이 사용하는 북한 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적어도 미국을 제재 대상 리스트에는 올려야 마땅하지 않는가? 왜 한국의 사드배치를 그렇게 반발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가? 여기서 우리는 중국인들의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비겁한 민족성을 엿볼 수 있다.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하다는 말을 중국 四字成語로는 '기연파경(欺軟怕硬)'이라고 하고 속어(俗語)로는 '연(軟)한 감만 골라서 짓이긴다.(枾子挑軟的捏!)'라고 한다.

중국의 대문호(大文豪) 노신(魯迅)의 대표작들인 '광인일기(狂人日記)','아Q正傳','孔乙己', '故鄕, '祝福' 등 소설을 읽으면 중국인들의 영혼이 얼마나 깊고 깊이 봉건 유교의 도탄(塗炭)에 빠져있는가를 알 수 있다.

사회의 하층에 처해 있는 弱者들은 强者의 사학(肆虐)에 시달리다가도 자신보다 더 약한 차약자(次弱者)를 만나면 이번에는 자신이 强者가 되어 그 次弱者들을 업신여기고 그들에게 횡포를 가한다. 이러한 次弱者들은 또다시 차차약자(次次弱者)들을 무시하고 괴롭힌다.

'아Q正傳'의 주인공 아Q는 姓도 없고 이름도 없는 가난한 머슴이다. '아Q'는 이름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를 부를 때 마치 강아지를 부르듯 '아꿰~'라고 부르는 소리를 作者가 글자로 표기한 것이다. 아Q는 밖에 나가기만 하면 동네북이 되어 호되게 맞는다. 맞은 후에는 곧 자기보다 약한 쇼D란 머슴을 찾아 괜스레 트집을 잡아 때려준다. 또다른 한 여자 머슴인 '우마'를 찾아가 “우리 한 번 같이 자자! ”하고 성희롱도 한다.

중국의 청나라 북양정부(北洋政府) 때 일이다. 청나라는 이미 외국 열강들 및 국제조직과 천여 개의 불평등 조약을 맺았으며 온 나라는 식민지 반식민지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때 직예총독(直隸總督) 겸 북양대신(北洋大臣) 이홍장(李鴻章)은 오장경(吳長慶)과 원세개(袁世凱)를 조선에 파견하여 1882년의 임오군란(壬午軍亂)과 1884년의 갑신정변(甲申政變)을 진압하게 하였다. 이 기간에 李鴻章이 袁世凱에게 준 한 통의 서신이 가관(可觀)이다. 내용의 대의(大意)는 이렇다.

“지금 대청체국은 비록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어 있지만 朝鮮은 여전히 우리의 번속국(藩屬國)이다. 우리는 반드시 조선에서 누려야 할 宗主國 지위를 지켜야 하며 다른 열강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어야 한다.”

李鴻章의 이 편지에서 우리는 아Q의 데쟈뷔를 보는 듯하다. 이 편지는 중국 왕조의 기연파경(欺軟怕硬)하는 몰골을 가장 적나라하게 방증해 주는 증거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이러한 중화 大國 쇼비니즘(chauvinism)의 마인드는 지금도 진행식이다.

국제 正義를 상실한 중국의 사드 보복행위는 이러한 대국 쇼비니즘의 발로이다. 자국의 이익만 고려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광신적으로 배타적으로 맹목적으로 심지어 호전적으로 자행되는 이런 행위는 필히 국제사회의 빈축(嚬蹙)을 살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럴 때일수록 정정당당하게 떳떳이 중국과 맞서야 한다. 절대 위축된 모습이나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맹자(孟子)가 이런 말을 하였다:

“득도자다조, 실도자과조(得道者多助, 失道者寡助)"

정의로운 사람은 세계의 도움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필히 고립되리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이 실패할 것은 當然之事이다. 세상의 도리가 그렇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