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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헌법재판소(헌재)가 인민재판에 가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헌재 결정문을 읽은 소감이다.

소추의 위헌성을 문제 제기해야

12월 국회의 탄핵 소추는 위헌 소지가 있는 졸속-허술한 것이었다. 한국 헌법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 소추할 수 있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을 때 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국회가 형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기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탄핵소추인데, 국회는 사실관계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전문가의 법리 검토도 거치지 않고 소추안을 며칠 만에 내놓았다. 그 결론 부분에는 100만 명의 국민이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에 ‘더 이상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지 말라는 국민의 뜻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00만이라는 숫자는 주최측인 좌파노조 등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장된 수치이며 경찰 발표는 30만이었다. 이런 엉터리 소추안을 위원회에서 심의를 하지 않고 본 회의에서도 토론조차 생략하고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가결했다. 여당 의원 60여 명이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하고 소추안에 찬성한 결과이다. 찬성으로 돌아선 여당 의원 다수는 직전까지 소추안에 세월호 사건이 탄핵 이유로 넣은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야당 측은 소추안을 수정하지 않았으며, 부결되면 전원 의원직 사퇴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런데 여당 의원들도 소추가 부결되면 촛불시위가 과격 행동에 나오고 혁명적 상황이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대통령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은 국회의 탄핵 소추는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는 막강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규명과 법리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면 삼권분립, 대통령 직접선거를 정하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바로 위헌 혐의가 짙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탄핵소추 의결 절차는 국회의 자율권에 속하며 그 하자와 관련해서는 쟁점으로 제기하지 않는다며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 결정문에서는 ‘국회 소추는 공직에서 파면하려는 것이므로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등의 핑계를 내세우며 부실을 변호했다. 그러나 이 점을 결정문에 쓴다면 적어도 ‘소추의 위헌성’에 대한 심리를 했어야만 했다.

보수세력을 규합할 시간의 부족

그 결과 대통령의 재량권에 대해서는 어려운 제한을 가하고 ‘직권남용’을 헌법위반이라고 단정하면서 국회의 재량은 무한으로 인정하고, 그 위헌적인 탄핵소추를 전혀 문제 삼지 않겠다는 무서울 정도록 편향된 결정을 내렸다. 촛불시위를 주도한 것은 북한과 연계된 과격좌파 세력이다.

이들은 한국의 국시인 반공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파는 탄핵소추 성립 후 태극기를 손에 들고 거리로 나오며 항의활동을 전개했다. 3월 주말에 열린 한 집회에는 30만명 이상이 탄핵반대를 외치며 서울 중심부를 가득 메웠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헌재에 전달되지 않았다.

보수파는 헌재의 편향된 결정을 위헌이라고 항의하고 앞으로 위헌 탄핵규탄과 종북좌파 정권의 저지를 내걸고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보수성향의 조갑제 씨는 ‘5월 대선에서 쟁점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종북좌파 정권을 용인할 것인가‘로 설정하면 승기(乘機)할 수 있다고 보았다. 조 씨는 ’종북좌파정권 저지에 실패하면 체제를 지키려는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서 목숨을 건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세력이 기대를 걸었던 황교안 총리는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선거관리를 실시할 책임이 있어 입후보가 어려워졌다. 보수 후보를 내야하는 자유한국당도 탄핵 소추안에 찬성한 의원 30여명이 탈당하고 100명을 끊었다. 이 가운데 탄핵반대 서명 의원은 56명에 불과하다.

집행부인 비대위 위원장은 좌파성향(원문: 리버럴파) 목사로 보수세력을 결집할 수 없는 상태이다. 단지, 비대위의 한사람으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태극기집회에서 열변을 토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태극기집회 세력을 모체로 한 보수신당 구상도 말하고 있지만 아무튼 선거까지 60일 밖에 시간이 없다. 

동맹을 뒤흔드는 ‘남북 접근’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좌파정권이 들어서면 한일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논의가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미동맹이 붕괴하는 것이다. 좌파의 유력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우선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되면 2000년 김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합의했던 ‘낮은단계연방제 통일’을 위한 협의가 시작될 것이다.

북한이란 적이 없으면 주한미군은 존재가지를 잃는다. 문재인 씨 이외의 좌파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거의 유사한 일이 벌어질가? 한반도 전체가 핵으로 무장한 ‘반일-친중 독재정권’이 지배하게되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헌법 제9조 2항의 재검토, 방위비 증강, 미일 동맹의 핵억지력 강화 등 일본이 해야 할 긴급과제가 산적해 있다.

[필자] 니시오카 츠토무, 동경기독대 교수
[원제] 朴大統領罷免で左派政権誕生か
[출처] 산케이신문 2017년 3월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