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원로 정치인들의 근시안적인 사고 방식과 오늘만 생각하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은 천식단견(淺識短見)에서 온 것이다. '한국 사회의 좌편향 연구'란 명제는 한 편의 박사논문 혹은 적어도 한 편의 석사논문의 제목으로 될 수 있는 연구 과제이고 혹은 그 제목 자체의 著書도 가능한 매우 중차대한 카테고리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을 탄핵한 이번의 정유사화(丁酉士禍)를 통해 일단 온 사회가 좌편향되면 法이니 原則이니 眞理니 하는 公理들은 일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되어버린다는 것을 목도(目睹)했으며 이렇게 되면 온 사회에는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도 알기 힘든 괴상망칙한 망량('757;'758;- 잡귀신)들이 세상을 난무하면서 아주 쉽게 나라를 접수해 버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 때에나 헌재의 재판과정이나 판결문에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문항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헌법 제 84조이다. 즉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이 말은 국회에서나 특검에서나 헌재에서 한 번도 언급조차 아니하고 헌신짝처럼 집어던져졌다.

촛불민심이니 시민혁명이니 국민 대다수의 요구이니 등 제멋대로 만들어낸 超法的인 주술(呪術) 따위로 국민들이 선거한 대통령을 하루아침에 탄핵시켰다. 온 한국 사회가 左的으로 경도(傾倒)된 오늘이 참담(慘憺)하기 그지 없고 이날까지 오게 한 한국사회의 책임있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이나 원로들이 부끄럽다.

중국 속담에 '지동삼척, 비일일지한(地凍三尺,非一日之寒)'이란 말이 있다. 엄동에 땅이 석 자 깊이 얼어들어 가려면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엊그제 우리나라 5566개 중고등 학교에서 국정교과서를 채용한 학교는 하나도 없다는 보도를 보았다. 危重한 사태 아닌가? 문명고에서 채용한다니까 이번엔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라는 홍위병의 플래카드를 들고 데모를 하지 않는가, 학부형들이 떼지어 달려들어 이 학교 그만두고 전학하겠다고 고래고래 구호를 부르지 않는가. 난리도 아니다.

대선에 참가한다는 정치인들이 서울대 없애자, 재벌 몰수하자, 박근혜 구속하자, 사드 백지화해라, 개성공단을 2000만 평으로 늘리자, 공무원도 정치 참여하자, 성과 연동 급여 없애자, 심지어 문재인이란 자는 당선되면 가장 먼저 김정은 만나려 간단다. 이런데도 지지도만 오르고 누가 죄편향 공약을 많이 하는가에 따라 대선 표를 많이 받는 형국으로 굴러간다.

늦었지만 교훈을 찾아야 한다.

중화민국의 국민당은 100년 전에 손문이 만든 당이다. 그런데 대만에 들어와 점점 노쇠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민진당에게 완전 백기 투항하고 멸망일로를 걷고 있다. 오만방자하고 거들먹거리고 돈 많다고 허세나 부리고 권력남용하고 부패하고 自淨能力이 없고 군소정당을 깔보고 大黨主義, 老黨主義 행세하다가 이제는 철저히 죽어가는 당으로 되었다.

그들이 얻은 가장 큰 교훈이 당의 후계자 - 즉 인재양성에서 완전히 민진당에 패한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보수세력이 얼마나 후계자 양성에 게을렀는가 하면 지금 민주당 대선에 나온 충남도지사, 고양시장, 성남시장 모두가 선거에서 한국당을 이기지 않았는가. 그뿐인가 서울시장은 박원순에게 뺏기고 교육감은 조희연에게 뺏기고 경기도 교육감은 이재정에게 뺐겼으니 嗚呼라 哀哉 아닌가?

한국당이 지난 415총선 때 보여준 작태에서 이미 지금의 탄핵이 예견되었다. 국가원수로서 박근혜 자신도 미연에 방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당의 주요 책임자인 김무성도 당의 완패에 책임이 크다.

중국어에 심모원략(深謀遠略)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周密하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 보면서 전략을 구사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 한국 사회의 좌편향은 바로 한국의 보수언론, 원로정치인들의 근시안적인 사고 방식과 오늘만 생각하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은 천식단견(淺識短見)에서 온 것이다.

박 대통령도 왜 이런 형국을 미연에 방지 못했는가 하는 질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지와 순진으로서 변명이 되는가? 한국사회의 좌편향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반드시 전략적인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