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 100만 명, 準공무원까지 합치면 200만 명. 한국 근로자 1600만 명 중 8분의 1이 사실상 공무원인 나라가 되였다.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에 빠져 퍼주기를 계속한다면, 국가 곳간에 있는 것이 바닥날 때까지는 흥청망청 쓸 수 있겠지만, 선진국도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케이스가 그리스이다.

1인당 GDP 2만6000 달러(2014년 기준), 남한 면적 1.3배, 인구 1100만 명의 그리스가 그렉시트에 몰리며 국가부도 사태에 근접한 2015년 7월 이후 이제 2년이 다 되어간다. 언제 다시 이게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르고 아직 진행형이다.

2000년대 그리스는 노동인구 4명중 1명이 공무원이었다. 즉, 85만 명이 공무원이었다.
공무원은 오전 8시반 출근, 오후 2시 반에 퇴근이다. 그리스는 은퇴 직전 임금대비 연금 수령액 수준이 95%였다. 영국 33%, 독일 42%, 프랑스 50%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 국채 발행하며 주인 없는 돈을 정치인과 국민이 펑펑 쓰다가 결국은 망한 것이다.

한국은 2013년 기준으로 국가공무원 숫자가 100만 명이 되었다. 한국 인구는 5000만으로 그리스 인구의 약 5배인데 공무원 숫자는 비슷해서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이 공무원 100만이란 수치에 공공기관, 공기업 등 준공무원과, 광역단체, 기초단체의 지방공사 및 각종 사업단, 직업군인까지 합한다면 사실상 공무원 수는 1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3년 세금을 내는 근로자가 1600만 명이라고 발표한 점을 고려할 때 결국 10명당 1명이 사실상 공무원인 셈이다.

그런데 정부, 국회, 행정학자 등 그 어떤 조사기관도 '준공무원' 수를 파악하는데 소극적이다. 일각에서는 준공무원을 다 합하면 공무원 숫자는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8명 중 1명이 사실상 대한민국 공무원일지도 모른다.

그리스에 비하면 아직 나라가 망할 정도는 아닌 것같다. 그러나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들에게 표를 얻기 위해 국가 곳간에서 펑펑 퍼내 쓰기 시작하고 젊은이들이 목매달고 있는 공무원 수 슬금슬금 늘리고, 공무원의 정치 참여 허용하면 금방 그리스 짝 난다.

이제는 한국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어서 우리가 필리핀 꼴난다고 이야기하면 국민들 피부에 덜 와닿는다. 우파 정치인은 선진국 그리스의 사례를 들어서 우리도 그리스 짝 날 수 있다고 국민에게 설명하는게 더 호소력있을 것같다.

2015년 이전에 그리스를 여행했던 지인 이야기로는 관광의 나라 그리스는 경치가 너무 멋있고 유명지 호텔 예약이 1년 이상 밀려있어 방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랬던 그리스가 2015년 여름 그렉시트 사태때는 호텔이 널널해서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는데도 한산했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있었다. 비참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