右派가 일본을 보는 시각은 좌파의 것과는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해 이곳 게시판에서 일본에 호의적인 글들을 쓰는 논객분들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갖고 계시고 또 그와 같은 글들에 대한 강한 반대의 의사도 상당히 존재하는 것을 잘 압니다. 그에 관해 한 말씀을 올리려고 합니다.

반일 민족감정은 우파가 가질 만한 것이 못됩니다. 우리나라는 우파정권 대에서 일본과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일본이 포스코 지을 돈만 줬겠습니까. 세지마 류조같은 일본 정치인은 한국의 정치인과 깊은 교분을 나눠 우리 1970-80년대 정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전해지고, 이명박 정부 때의 이상득 의원이나 박근혜 정부 때의 서청원 의원같은 중진의원들이 셔틀외교로 한일관계 발전에 힘썼습니다.

우파가 일본을 보는 시각은 좌파의 것과는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좌파들의 전매특허가 '반일'입니다. 좌파들은 툭하면 보수우파 정치인들을 '친일 잔재'라고 하고 일제시대를 '일제강점기'라는 북한식 용어로 지칭하면서 소 여물 되씹듯 과거사를 들추어내 민족감정을 선동합니다.

문제는 제도권의 보수 정치인들(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나 주요 언론들(조중동,kbs,연합뉴스)이 이러한 부당한 반일 낙인찍기에 정면대응을 하는 게 아니라 백기 들고 동조를 해왔다는 겁니다. '일본은 알고보면 좋은 나라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일본은 나쁘지만 우린 친일이 아니야. 우리도 이제부터 일본욕 많이 할께' 이렇게 하는 식이었죠.

이러면 좌파들은 더욱 기세가 올라 반일 고삐를 죄게 되고, 사회 전체 분위기가 '일본은 나쁜 나라, 잠재 적국'이라는 전제를 까는 반일 일변도로 갑니다. 실제로 몇년 전까지 그렇게 되었습니다. 일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우파진영 내에서조차 극소수설이 되었고, 어지간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본의 좋은 점에 대해 글을 쓰면 일뽕, 친일 욕을 먹으면서 강퇴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이곳 조갑제닷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목소리를 존중하고 때로 글이 잘 보이게 대문에 걸어주기도 하였습니다(대문에 걸렸다고 그 글이 아주 잘 쓴 명문이거나 구구절절 옳은말 써놓은 글이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목소리를 낼 때 나 혼자서만이라도 조금은 다른 목소리를 낼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일본에 호의적인 글을 쓰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온 나라가 여야 정치인 신문방송 할 거 없이 일본 관련 이슈만 나오면 일본을 성토하고 우리 스스로의 문제점은 전혀 짚어보지 않는 세태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부담 없이 전개할 수 있는 이곳에서 답답한 심경을 담아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고자 함입니다. 그러니 보시기에 다소 불편한 글이 올라오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리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