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용 교과서도 제대로 못만드는 상태에서, 일본 교과서까지 참견하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이다. 남의 나라 교과서에 감놔라 배놔라


<아베교과서로 '전쟁가능국가' 가르치는 日…안보법제 교육 강요>
<일본 '역사 왜곡' 고등 교과서, 무더기로 검정 통과>
<日교과서,'독도 일본땅' 왜곡주장 확대…'위안부합의' 벌써 명시>
<日, '독도는 일본땅' 왜곡 교육 고등학교로 '확대'>
<고대사 왜곡, 3·1운동도 축소했다>

24일 한국 언론들이 보도한 일본 교과서 관련 기사 제목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조금만 객관적 입장이
되어보면 한국 언론의 태도는 주제를 넘는다. 세계 각국의
역사 교과서는 철저하게 자국 중심이다. 따라서, 타국(특히
그 이웃나라들) 입장에서 보면 웬만하면 이웃나라 교과서는
'왜곡'에 해당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세계
각국이 이웃나라 교과서에 간섭하고 비난하는 경우는 드물
다. 왜냐하면 반대로, 자신 또한 이웃나라 입장에서 볼 때는
'왜곡'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유별나다. 자기중심적 사고의 틀에서 한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일본 학생용 교과서가 한국의 입맛에 안맞
는다며 이런 식으로 언론들은 호들갑(아우성)이다. 사실상
영유권 분쟁 상태의 영토를 자기(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을, 한국 언론들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기며 상대방(일본)을 향해 애초 무리한 기대를 품고 있다.

일본 교과서에 나오는 고대사 부분이 한국의 입맛에 안맞는
다며 <고대사 왜곡>이라는 제목으로 비난한다. 또, 일본 교
과서에 3·1운동 부분이 많이 안나온다고 <3·1운동도 축소했
다>며 비난한다. 그런데 일본 교과서에 3·1운동 부분이 꼭
나와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 전혀 안나오면 어쩔 것인가?
3·1운동 부분이 전혀 안나와도, 한국측이 문제 삼을 입장은
아니다. 3·1운동을 일본 교과서에 포함하든 안하든 일본측
이 알아서 할 일이다.

만약 반대로, 한국의 교과서에 대해 일본측이, '일제시대의
좋은 점도 기술하라'거나 '독도 관련 내용을 빼라'고 참견
한다면 한국은 기분 좋을 것인가? 일본이 자기 나라 학생
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든 참견할 바 아니다. 주제 넘는 참
견은 상대방의 반발과 嫌韓을 부를 뿐이다. 한국 학생용
교과서도 제대로 못만드는 상태에서, 일본 교과서까지
참견하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이다. 나아가 불필요한 내정
간섭이라는 오해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