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현 단계에서 구속은 심히 부당하고 그런 초법적 사법 조치를 해서는 아니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 발행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은, 소위 촛불 세력을 비롯하여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에 대하여, 대통령의 탄핵만으로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일부 국민들은 구속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박사모를 비롯한 태극기 세력, 영남 지역 정서나 대체적으로 보수 우익 진영의 시각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현 시점에서 구속만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촛불이나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중도 온건 세력들은 어느 한 쪽에 강하게 동조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판 후에 유무죄에 따라 처결하면 될 일을, 대통령을 탄핵까지 한 마당에 구속할 경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비쳐질지 등을 따져보며 현 시점에서 구속할 필요까지 있나 하는 여론이 다소 앞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론도 대체로 보수 우익 계통의 신문이나 방송은 구속에 신중을 요구하는 반면에, 좌익 언론들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이니, 범죄의 중대성을 내세우며 당장 구속을 주장하는 촛불 세력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좌익 언론에서 주장하는 내용 중에서 전직 대통령이라고, 특별 대우는 아니 되며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누구라도 달리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박 대통령이 저지른 범죄가 대단히 중대하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는 논지를 펴는 JTBC 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주장은, 그들이 주장하는 법의 정신과는 거리가 있고 억지스러워 보인다.

필자 역시 전직 대통령이라고 구속 영장 발부 요건에 해당된다면 예외를 둬서 봐주는 것에는 반대한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헌법 정신과 형법 법전에 명시된 요건에 따라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저런 구차한 이유가 필요 없다.

우리 형법에서 구속 영장 발부를 하는 데 고려해야 할 요소는 오로지 다음 세 가지다.

1. 정해진 일정한 주거가 있느냐?
2. 도주 우려가 있느냐?
3. 증거 인멸의 여부가 있느냐?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자택에 있으나 칩거상태라는 사실상의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위 세 가지 요건 중에 저촉되거나, 이미 다 까발려지고 드러난 증거 앞에서 더 이상 인멸한 증거가 있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여기서 구속을 주장하는 여론이니, 국민 정서나 괘심죄란 것을 명분으로 혹시라도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이는 법치국가의 양심적인 법관이 오로지 법에 따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신영달을 위한 정치적 판단이나 개인적인 사감에 의한 조치라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박 대통령은 어차피 앞으로 법의 심판을 받을 사람이다. 형사 재판에서 죄가 없다고 판결 확정되거나, 사안이 중대하지 아니하여 구속을 면하는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혹은 벌금형이 나온다면 구속을 면하는 것이고, 실형을 살아야 할 정도의 중대한 유죄라고 판단하여 징역형을 선고한다면 그 때까서 판결에 따라서 구속하면 되는 것이다.

구속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현 단계에서 구속은 심히 부당하고 그런 초법적 사법 조치를 해서는 아니된다는 생각이다.

구속영장을 심사하는 법관 역시 필자와 같은 법치를 존중하는 합리적이고 치우침 없는 사고의 소유자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은 정황상으로 보면 기각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