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론조사 지지율 15%를 찍어야 홍준표에게는 선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요즘 조갑제닷컴 회원토론방 게시글 내용을 보면 태극기 집회로 인해 내가 처음 여기 방문했던 두 달여 전인 2017년 2월 초와는 달리 내용이 거의 한쪽으로 쏠린다. 당시는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는 다양한 내용들이었는데, 요즘 게시글 내용은 안철수를 찍는데 반대한다거나, 조원진을 찍자 또는 홍준표를 찍자 정도의 세 가지 글이 대다수이다.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시작 때 김진태로 선출되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지만, 판세상 홍준표가 후보로 선출될거라고 예상했고, 실제 그렇게 되었다. 홍준표가 자유한국당 후보가 되자말자 그렇다면 안철수를 이용하여 문재인 저지 전략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안철수를 이용하여 김종필-김대중 연합정권처럼 자유한국당이 정권의 한 축이 되는 게 나의 바람이었지만, 그렇게 되려면 홍준표가 태극기 애국시민에게 표를 집중적으로 호소하고 바른정당은 무시하여 고사작전으로 나가야만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고, 회원토론방 게시글에도 그렇게 썼다.

그런데 홍준표 주변에 변변한 참모가 없어서인지 홍준표는 태극기 애국시민에게 집중적으로 호소하는 길로 가지 않았고, 엉뚱한 데 힘쓰다가 어제 오늘이 되어서야 뒤늦게 태극기 애국시민에게 호소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지만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이다.

자유한국당이 나갈 길은 한 가지뿐이다. 일단 홍준표가 지지율 15% 찍을 때까지 열심히 선거운동하는 수밖에 없다. 홍준표가 지지율 15%를 찍으면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심상정 4파전으로 가서 고정표가 있는 문재인이 무조건 당선된다.

그런데 홍준표가 지지율 10% 전후나 그 이하가 되면, 선거전이 복잡해진다. 사표 방지 심리로 표가 문재인, 안철수로 갈리고 접전이 되어, 지지율 3% 전후의 심상정은 후보 사퇴하며 문재인을 지지해 그 표가 모두 문재인에게 간다. 홍준표는 끝까지 사퇴를 안할 것이므로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3파전이 된다. 그러면 선거판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실제 선거에서 홍준표가 10% 이하 득표로 끝나면 안철수가 이길 가능성이 반반이다. 즉, 문재인이 이길 가능성도 반반이다. 홍준표가 실제 득표율이 15%쯤 되면 문재인이 무조건 당선이다.

그래서 일단 홍준표는 죽을 힘을 다해 선거운동을 해서 일단 여론조사 지지율 15%를 찍어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고, 그래야 안철수를 이용하든지 말든지 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5%를 찍었다고 하더라도 안철수가 협상테이블에 앉을지는 미지수이다. 안철수는 1962년생으로 이제 나이가 55세밖에 안된다. 이번에 대통령 안되어 다음 대선이나 다다음 대선에 나와도 60세, 65세밖에 안된다. 그리고 선명성있는 명분을 유지하면 이번은 아니어도 다음이나 다다음은 대통령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내가 안철수라면 오늘 현재의 마음은 홍준표가 여론조사 지지율 15%를 찍어도 이번에 대통령 되려고 홍준표와 협상은 안한다. 물론 지지율 15%의 홍준표와 협상하고 '영호남의 진정한 화합'이란 명분있는 슬로건을 내걸면 대통령될 가능성이 확연히 올라갈지라도 100%는 아니니깐. 하지만 나이 많은 박지원이나 국민의당 호남의원들은 다르다. 이번에 정권 잡고 싶을거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안철수와는 입장이 다르니깐.

일단 여론조사 지지율 15%를 찍어야 자유한국당 홍준표에게는 선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끝까지 완주하여 15% 이상의 득표율로 야당이 되어 우파의 한 축을 담당할지 또는 연립정권의 한 축이 될지. 그런데 야당이 된다면 득표율이 15%가 되든, 30%가 되든 대통령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여서 득표율 높다고 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인제가 1997년 대선에서 떨어질 때 3파전에서 득표율 19%이었고, 2002년 대선에서 정몽준이 3파전에서 후보 사퇴전 20% 이상의 지지율 찍었지만 그후 그게 무슨 의미가 있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