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안철수에 대한 전략적 지지 案은 그가 문재인의 집권을 막을 代案이었기 때문이지 문재인의 집권을 저지하기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그를 2위 자리에 앉히기 위해 지지할 이유는 없어졌다.
전은석

이제 일주일 정도 남은 이번 大選도 끝내기만 남은 외길 수순에 들어선 듯 보인다. 어제 김종인 대표가 주창한 통합정부에서 안철수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배제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은 보수에게는 문재인 당선을 분명히 한 정치적 외통수였다.

역시 안철수는 사업가다운 면모를 발휘하여 모험을 걸기보다는 다음 대선을 노리는 안전 운행으로 선회한 느낌이다. 사업가의 특징은 계산적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제의 통합정부론은 안철수 후보의 마지막 승부수가 될 자리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의 마음을 획기적으로 끌어들일 무언가가 필요하였다.

예를 들어 안보나 對北 문제에서의 보수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햇볕 정책으로 알려진 對北포용 정책은 추진하더라도 여야합의를 전제로 하겠다든지 금강산, 개성 공단 재개, 사드 철회 등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재적의원 60%의 동의를 얻겠다든지 하여 실제로는 햇볕정책을 포기하는 최소한의 제안과 홍준표 후보의 통합 정부 참여가 전제되어야 했으나 알맹이가 빠진 무의미한 회견이 됨으로써 자신에게 향한 보수의 전략적 지지를 스스로 차단하고 말았다.

TV토론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 급락과 홍 후보의 급등이 추세화 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이미 낮아져버렸다. 안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 합계가 10% 전후에 묶여 있어야 가능한데 이미 20%를 치고 오는 상황에서 그의 당선 기회는 이미 지나가 버린 듯하다.

그렇다고 홍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아니다. 홍 후보가 당선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안 후보가 10% 근처까지 지지율이 내려가야 하고, 유승민 후보와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가능한데 지금의 흐름으로 보아 그 어느 것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혹자는 홍 후보의 약진에 고무되어 승리의 환상에 도취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결국 자기 집 닭 잡아먹고 좋아하는 격일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의 전략에 철저히 말려들어, 안 후보와 2위 싸움의 각축을 벌이는 동안 문 후보는 무난하게 당선되는 한심한 지경에 놓인 것이다.

선거가 끝나지 않아 복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4월 1, 2주 문, 안 두 후보가 양강(兩强)의 접전을 벌일 때가 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보수의 마지막 기회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을 이번 대선에서 또 한 번 보게 되는 것 같아 매우 개탄스러운 심정이다.

또한 다음 대선을 생각해도 이번의 결과는 우려되는 바가 크다. 문 후보가 집권하면 국민의 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겠지만 안 후보가 거기에 응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더민주에서는 안희정, 박원순이, 국민의 당에서는 안철수가 나와 이번 대선과 유사한 선거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아 보이는데 보수의 고전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보수가 분열되어 선거에서 이기기는 힘들게 되었다하더라도 선거 후를 위해서도 마지막에는 분진합격(分進合擊)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음 주에 청와대로 출근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문재인 후보가 조금이라도 보수를 의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 마지막 여론조사가 이루어지면 수요일에 결과가 발표될 것이다. 그러나 그 여론 조사에서 2위가 누가 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제까지 안철수에 대한 전략적 지지 案은 그가 문재인의 집권을 막을 代案이었기 때문이지 문재인의 집권을 저지하기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그를 2위 자리에 앉히기 위해 지지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남은 기간 유승민 후보와 조원진 후보는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