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보는 시각이나 금번 大選 패인을 보는 시각이라고 이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며칠 전 어떤 회사에서 사원들에게 지급한 회식비 사용 문제로 부서(팀)장과 팀원간에 의견 충돌이 주먹 다짐으로 확대되어 팀장이 죽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국내에서 발생했다는 기사를 기억할 것이다.

회식비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의논하는 팀장 주재하의 팀원들 회의에서 팀장은 지급받은 회식비 전액을 갖고 오늘 참석한 팀원들만 회식을 하자는 의견임에 반하여, 오늘 출근을 하지 않은 직원들 몫까지 우리가 전부 쓰려는 것은 ‘공금을 착복하는 것이다'면서 불참자 몫은 남겨놓자고 한 팀원이 반발한 데서 사건이 비롯됐는데, 이를 모욕으로 느낀 팀장이 항의한 팀원에게 언성을 높였고 팀원 역시 물러서지 않고 반박하자 급기야 분개한 팀장이 해당 팀원의 머리에 손을 댄 것이 발단이 되어서 치고 받는 물리적 충돌로 31세의 팀장이 죽음에 이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사소한 문제에서도 원만한 타협이나 절충에 익숙하지 않은, 즉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한민족의 민족성의 단면을 보여준 씁쓸한 사례인 것 같다. 자신과 다른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팀장이라는 지위, 계급과 나이로 누르려는 권위주의적 사고 방식,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사의 권위에 대한 배려 같은 것은 안중에 없고 자기 주장을 결코 굽히지 않는 신세대들의 사고 방식이 빚은 충돌이 야기한 불행이었다.

한반도들 둘러싼 주변국가들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했을까?

일본:팀장님이 결정하면 저희들이야 그냥 군말 없이 따르겠습니다.
미국:팀원들간의 투표로 결정한다.
중국:회의 같은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 회식비가 나온 사실은 착복자 외에는 알지 못한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모택동 어록과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공산당 강령에 충실할 뿐이다.
러시아:주먹이 강한 사람의 결정에 따른다.

북한:장군님의 교시를 기다린다. 당에 헌납하도록 하는 교시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미 돈은 행방불명이다. 고사 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죄목은 공금횡령 및 장군님 교시 위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보는 시각이나 금번 대선 패인을 보는 시각이라고 이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