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민주당은 장관이나 기타 임명직 자리를 자신들이 독탕으로 선점할 수 없다. 이번 문재인 정부 인사청문회에서 임명동의가 꼭 필요한 자리는 국무총리, 대법원장, 감사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이다. 그외 각부 장관,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헌재 재판관 등은 청문회를 거치지만 국회 인준이 특별히 필요없다.

분위기상 국무총리는 인준에 큰 문제없을 것 같다. 나머지 대법원장, 감사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은 그 때 가서 누가 임명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사청문회 인준을 위해서는 무리한 인사를 내세우지 않을 거다. 하지만 청문회를 거치지만 국회 인준이 필요없는 각부 장관,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에서는 편향성이 심한 인물로 세게 밀어 부쳐서 청문회가 시끄러울 가능성이 높다. 청문회가 필요없는 청와대의 장차관급 보직인 실장이나 수석들은 시작부터 온통 진성 좌파로 까는 것 같다.

특별히 제지를 안 받는 것들은 시작부터 거칠다. 국정교과서 폐지, 우병우를 겨냥한 국정농단 재수사, 그리고 어이없는 세월호 재조사 등은 당선 시작 첫걸음으로는 적절치 않다. 앞으로 수백 개, 수천 개 이상의 임명직 보직들을 모두 좌파로 까는 것까지는 제지없이 진행될 것이다.

마지막 남은 국회의 구성 문제이다. 현재 민주당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새누리당 1석, 무소속 5석 이렇게 총 299석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의석을 합하면 60석이다. 여기에 민주당 120석을 합하면 국회선진화법에서 필요한 180석을 채우는 수치이다. 약간의 이탈표가 생겨도 정의당 6석이 힘을 보텔수 있다.

어차피 민주당은 장관이나 기타 임명직 자리를 자신들이 독탕으로 선점할 수 없다. 협조가 필요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두세 개는 배분할 것이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입장은 민주당과 합당으로서 얻을 수 있는 권리는 일시적이고 위태로워서 다음 총선에서 자신들의 공천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은 민주당 패권세력에 뒤통수 한번 맞고 안철수 탈당 때 따라와서 호남팔이로 겨우 건진 국회의원 자리인 것을 안다. 그래서 어떤 형대로든 3당이 두개 또는 모두 합당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각자 정당의 울타리 안에 있다면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올릴 수가 있어 당의 울타리는 각자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안철수는 국회의원 자리를 사직하고 대선에 나온 것을 보면 아직 정치 감각이 없다. 국회의원 사직을 한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국회의원 사직으로 조금이라도 더 대통령 될 가능성을 높이자고 한 것이면 정말 정치적인 감각이 없는 돈키호테인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으로서는 대선주자가 당에 있어야 앞으로 호남표도 계속 받으며 당이 존립할 수가 있다. 그래서 국민의당은 존속을 위해 차기 대선주자인 안철수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안철수가 삐리리해지면 3년 뒤 총선 결과에 따라 안철수 뒤통수 때리고 민주당과 합당할 가능성은 있다. 안희정은 민주당의 강력한 대선주자로 클 것인데, 문재인 패권세력이 다른 사람을 등장시키느냐에 따라 변화 가능성은 있을 거다.

정권이 바뀌어서 법외노조인 전교조도 법정노조의 지위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한명숙, 이석기 같은 사람들 사면받을 가능성도 생겼다. 이제 개혁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입법들이 추진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의원들은 국민 앞에서는 서로 치고박고 해도 자기들끼리 밥먹고 술먹을 때는 여야와 상관없이 형님 동생 하는 경우가 흔하다.

잡탕밥의 자유한국당은 일단 정치적 수완이 좋은 사람을 대화 창구로 내세우지 않으면 120석 이하의 국회의원으로는 왕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초반 정국에 임해야 할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이라도 120석 이하 단독으로는 발목잡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멸대상인 바른정당을 상대로는 대화보다는 민주당을 향한 몽니 부추기기가 되어야 할 것이고, 국민의당 상대로는 물밑 대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보다 더 좋기는 자유한국당 의석을 120석 이상으로 만드는 것인데 3년 뒤 총선까지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만일 그전에 자유한국당이 인위적으로 바른정당을 흡수통합하면 3년 뒤 총선에서는 잡탕밥의 자유한국당은 대패할 것이다.

일전에 내가 언급했듯이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정계개편의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차피 이렇게 유사한 국회의석 구도로 3년 뒤 총선을 맞을 것이다. 한 가지 바랄 게 있다면 3년 뒤쯤이면 문재인의 똥볼차기가 누적되어 상상도 못한 총선 결과가 오길 바랄 뿐이다. 그때부터 2년간은 식물 대통령이겠지…박근혜 정부 후반 재탕이 될지, 노무현 정부 후반 재탕이 될지 아무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