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부 사람들은 무슨 자격으로 이들을 겁박하는가? 비정규직 양산이 어떻게 그들 탓인가?

김영배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5일 '경총포럼'에서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 "특히 중소기업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우리 재계와 노동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일단을 정확하게 짚었다.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 비정규직에도 한참 못 미치는 대우를 받는 정규직이 부지기수다. 우연히 알게 된 일이지만 s전자 춘천서비스센터의 경우 본사(s전자 방계회사) 직원 한두 명에 협력업체(중소기업) 사장과 수십 명 서비스 담당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s전자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서비스 직원들은 전부 협력업체 직원이다. 아마 국내 대부분 산업체 구조가 이와 비슷한 형태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은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

재계의 반응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경총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다."라며 책임감과 반성을 요구했다. 주무 기관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대변인의 성명으로 "안일하다"는 대응에 이어 김진표 위원장이 "(재벌들이) 압박으로 느낄 땐 느껴야 한다"는 사실상 겁박까지 하였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문 대통령이 직접 거들고 나선 것이다. 겉으로는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수렴하고 토론하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하며…"라는 토를 달았지만 사실상 "입 닥쳐라!"라는 말과 다름없다.

한국의 경제인들은 굶주리고 헐벗은 나라를 이 정도로 살만한 나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주역들이다. 박정희가 디자이너였다면 이들 경제인들은 현장 실무자들이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이들 덕에 일자리를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부 사람들은 무슨 자격으로 이들을 겁박하는가? 반성하라니 무엇을 반성하라는 것인가? 비정규직 양산이 어떻게 그들 탓인가?

한국에서 비정규직은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별로 없었다. 정규직이라도 해고가 쉬웠기 때문에 일시적인 조직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비정규직(계약직)을 둘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비정규직이 양산된 이유는 따로 있다. 아직도 팔고 있는 그 '민주'를 팔아 외환위기를 끌어들였다. 경제가 망가지고, 이를 극복한답시고 근로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거리에 실업자가 넘쳐나자 아차! 싶으니 이번에는 또 기업들이 해고를 못하게 만들었다. 노동조합에 힘을 실어주니 거듭된 파업과 임금 인상의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고용부담은 늘어나는데 저생산성 해소를 위한 해고는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고용을 기피하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자연히 비정규직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어렵던 삶이 나아지고 머리에 먹물이 좀 들어가자 '민주화'라는 주제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의 생태학적 분류를 이렇게 하고 싶다. 심지가 굳고 신뢰심이 깊어 웬만한 풍파에는 흔들리지 않는 그룹은 보수요, 풍전세류(風前細柳), 즉 바람 앞에 잘 흔들리는 가는 버들가지 같은 인간들이 진보라고 말이다. 이들 '진보' 행세하는 민주팔이들이 선량한 국민들 마음 속에 불평불만을 심어나갔다.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다. 불평불만은 마약과 같아서 자신의 잘못이나 불편을 남에게 전가하는 아주 편리한 심리적 도피 방법이다. 이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지금 이 정부가 바로 그 후예가 아니던가? 이들이 감히 이 나라 정통 보수 세력인 경제인들에게 책임과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팔이'들은 조국 근대화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트집을 잡으며 훼방만 놓았다. 지금 와서 자기들 덕에 민주사회가 되었다고 뻐기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인류 문명·문화의 발달에는 그 과정이 있다. 우선 '의·식·주' 해결이 필요하고 이어 자유다. '의·식·주'가 안정되어야 여유가 생기고 자유를 생각할 수가 있다. 신안 섬노예들을 떠들썩하게 '해방'시켜 주었지만 많은 이들이 다시 돌아갔다고 한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으니 자유든 민주든 누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를 일으킨 1세대는 대부분 박정희의 전사들이었다. 민주팔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박정희를 뜯어먹고 사는 격이다. 박정희가 정말 독재를 하였다면 저들이 지금 살아갈 터전은 없을 것이다. 북한이 그 증거 아닌가? 지금 북한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디 민주팔이들이 발 붙일 수 있겠으며, 무슨 양극화 타령을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