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아닌 ‘방패’인 사드 배치가 왜 이렇게 자꾸만 쟁점화 돼야 하는지 의아한 노릇이다. 사드 2기가 먼저 들어왔다. 이어서 4기가 추가 반입되었다. 이와 관련해 조갑제 닷컴의 조성호 기자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YTN은 지난 4월26일 ‘우리나라에 추가로 들어온 사드 발사대 4기가 경북 성주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의 모습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YTN은 발사대를 실은 차량 네 대가 부산에서 대구 방면으로 이동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 날은 주한미군이 지난 3월6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국내에 반입했다고 공개했던 발사대 2기 등 일부 사드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반입한 날이었다. 이와는 별도로 발사대 4기가 추가적으로 국내에 반입돼 이동 중인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YTN뿐 아니라, MBC, MBN도 이를 보도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추가반입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반응과 함께, 그것이 반입된 과정을 조사하라고 지시하고, 이 사실이 왜 새 정부에 보고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전한다.

국방부는 그러나 “업무보고 다음날인 지난 5월 26일 청와대에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방부 한 관계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새로 임명되면서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26일 국방 주요 현안을 보고했다. 그때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팩트 체크를 통해 "보고 안 받았다" "보고했다" 중 어느 게 진짜이고 어느 게 가짜인지의 흑백을 가리면 끝날 일이다. YTN이 이런 사실을 사진과 함께 보도한 게 사실과 진실인지, 국방부가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한 것도 사실과 진실인지를 가리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군조선 시대도 아니고 모든 자료들이 생생하게 남아있을 21세기 디지털 한국에서 이런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분간 못할 지경으로 아리송하게 안개 속에 잠겨있을 수는 절대로 없겠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보고를 왜 정부출범 직후도 아닌 5월 56일경에야 했다는 것인지, 그리고 사드에 그토록 민감해 한 새 정부와 집권측은 또 왜 그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서야 "보고 못 받았다"며 늑장 난리인지, 하여튼 양쪽 다 황당하다고밖엔 말할 수 없다. 어떻게 이렇게 불통일 수 있는가? 국방부부터 머뭇거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인수인계가 전혀 깔끔하지가 않지 않은가?

‘화살’ 아닌 ‘방패’인 사드배치가 왜 이렇게 자꾸만 쟁점화 돼야 하는지도 의아한 노릇이다. 북한 핵-미사일이 더 먼저이고 엄중한가, 사드 배치가 더 먼저이고 엄중한가? 북한 핵이 없었으면 사드 배치는 없다. 북한이 핵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북한 핵 운운은 과장됐다느니, 이유 있었다느니 하며 애써 별 것 아닌 양 취급했다. 이게 사드 배치나 그 추가 배치보다 더 엄중한 문제 아닐지? 이야말로 조사 대상이자, 청문회 감 아닌가?


류근일 2017/5/30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