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항상 있는 게 아니며, 기회를 날리면 곧 이어 위험이 닥친다는 것을 모른다면 험하게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이 어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했다. 늘 인공위성이라며 둘러대다가 이번에는 대놓고 '탄도로켓'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난 김정은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전언이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임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포기하면 곧 정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기 때문임은 여러 전문가가 누누이 설명했다. 그런데도 마치 대화로 핵미사일 포기가 가능한 듯이 말하는 좌익 정권의 수작은 정치사기가 아니라면 그 저의가 의심스러운 일이다.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여 과연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정말 미국과 한 판 붙으려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김정은이 세계 최강의 미국과 붙어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쯤은 바보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목표가 괌이니 미 본토니 하며 대륙간 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는 것을 보고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을 위협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으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김정은의 목표는 주한 미군 철수에 있다. 이렇게 자꾸 집적거리는 것으로 미국 내 여론을 노리는 한편, 미국 때문에 한반도가 불안하다는 한국 내 반미 여론을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한국의 안보불감증과 미국의 피로감 누적이 한계에 다다르면 주한 미군 철수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김정은은 믿는 구석이 있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하든 중국과 러시아는 자기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믿고 핵미사일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미군만 쫓아내면 적화통일은 식은 죽 먹기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저런 놈의 귀를 향해 대화니 협상이니 떠들어봐야 듣겠는가? 돈이라도 될 만한 일이라면 잠시 관심을 보이는 척하다가 심사가 불편해지면 금방 본색을 드러낸다. 그만큼 겪어보고도 아직 미련을 두려는 것은 어리석다기보다 딴 뜻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해 볼 일이다.

그럼 우린 이 시점에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저런 놈은 '빈 라덴' 뽑아내듯 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선전포고를 하고 접근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동해와 서남해 멀찍이 핵잠수함과 항공모함 등 전략 무기를 배치해 놓고 '(중국이나 러시아로) 도망갈래, 맞아 죽을래?' 하며 선전포고를 하면 어떻게 나올까? 그 상황에서 김정은이 자랑하는 핵미사일을 미 본토로 날릴까? 아니면 서울 쪽으로 장사포를 날릴까?

기회는 항상 있는 게 아니며, 기회를 날리면 곧 이어 위험이 닥친다는 것을 모른다면 험하게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