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에서 우기는 게 과연 통할까? 이 달부터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위안부 소녀상이 '공공조형물'로 관리될 예정이다. 관할 지자체(종로구)가 '도시공간 예술 조례'라는 것을 만들어 구의회를 통과시킴으로서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셈이 되었다. 다른 지자체들도 속속 관련 조례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도로법상 도로에 무엇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대상도 정해져 있다. 위안부 소녀상 같은 조형물은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못된다. 즉 지금까지 도로에 설치한 위안부 소녀상은 모두 불법이었다는 것이고 당국은 이를 방치해왔다. 명백한 직무유기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각 지자체들이 조례를 만들어 이를 공공조형물로 지정하려는 것이다.

위안부 소녀상은 왜 설치하는가? 이렇게 물어보면 선뚯 한 마디로 요약할 국민이 많지 않을 듯하다. 정답이 없으니 답변도 제각각일 것이다. 이를 처음 세운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작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일까?

현재 한국에서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 각각의 사연으로 한때 고난의 세월이 있었으나 지금은 국가의 지원으로 의식주와 병치료 걱정이 없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위로받으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폐지나 공병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도로 위에서 生死를 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복 받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는 천황을 비롯하여 역대 수상들이 여러 번에 걸쳐 한때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은 데 대해 사과를 했다. 물론 위안부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 중에 일부는 이에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야유를 보내며 지금도 사과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진정성 있는 사과가 될까?

우리 사회에는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풀거나 매듭지어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자들이다. 근로자들을 대표한다며 틈만 나면 가두시위에 나서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뒤에서 조종하려는 자들도 있는 듯하다. 이들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여 자신들의 입지를 굳혀가는 게 목적인 듯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이야말로 들어보아 해결의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다.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설치 국가의 領土로 인정한다. 그 앞에 그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조형물을 세워놓고 이를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한다면 선전포고(宣戰布告)나 마찬가지다. 꼭 병력을 동원한다거나 병기를 사용하는 것만이 전쟁은 아니다. (소녀상 같은 것을 세워놓고) 상대의 평화를 깨뜨리는 것도 싸움을 거는 것이다. 이를 '평화의 소녀상'이라고 이름 붙였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이들이 '폭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우겨 재미 본 것은 國內니까 가능했겠지만, 국제 사회에서 '갈등'을 조장하면서 '평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우기는 게 과연 통할까? 일본이 언제까지 어떤 식으로 인내할지 한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