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출신 대통령은 대체로 남북 정상회담에 초연한 반면 좌익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하나같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통령 직을 걸 정도로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전 세계는 유엔을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 및 발사 실험에 대하여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경제적·외교적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여차하면 참수 작전이라도 벌일 기세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의 여론은,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대화가 아니라면, 대화로 풀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보는 즉, 대화 무용론이 압도적이며, 따라서 힘에 의한 제재와 압박으로 스스로 포기하거나 자멸하도록 만들거나, 최후의 마지노 선을 넘어서면 군사적 해결책도 옵션으로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세계의 조류에 역행하면서,  북한이 핵 실험과 ICBM 발사 실험만 현 상태에서 동결하기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싶다고 피력하였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절절한 바램과 달리 불과 일주일도 기다리지 않고  ICBM 발사 실험을 하면 어쩔 것인데 하는 태도로 한 방을 터트려서 강력한 태클을 걸어왔습니다.

통미봉남으로 나가는 김정은에게 남조선은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ICBM 발사 실험을 하지 않으면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자 한다고 공언했는데 김정은은 이를 무시하고 한 방을 터트렸으니, 이제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로 이 문제를 풀겠다는 당초의 생각을 접고 우방들과 보조를 맞춰서 압박작전에 동참하는 것이 순리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기대를 저버렸으므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생각을 접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ICBM은 물론이고 추가 핵 실험을 하더라도 이 문제는 대화로 풀겠다는 신념이 대선 공약으로 포함시켰을 정도로 체화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북 대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 추측이 맞다면 이는 우리 국민과 우방 미국을 속인 것이자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내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서두르지 않고 당분간 뒤로 미루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종북 인사들은 다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서울 불바다를 위협하는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남북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한반도 근해에 전개한 미국의 항공모함등을 철수시키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도 중지하거나 축소하자고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 참모들의 성화와 주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남/북간 물밑 접촉을 조만간 시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남북 정상회담에 매달리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하여 비굴할 정도로 초조감을 보일수록 북한은 배짱을 부릴 것입니다.

사실 대화가 절실한 쪽은,  전세계로 부터 갖은 통제와 압력을 받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고립무원 상태인 북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남북 정상회담에 안달인지 모르겠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접촉은 은밀하게 조만간 시작되겠지만, 남북 정상 회담 자체는 2018년 후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너무 뒤로 미뤄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그렇게 늦어지는 이유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하여 북한의 요구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남북 정상 회담에 응해 주는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요구 사항을 담은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입니다. 

1. 남북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어야 한다.  우리 측은 국민 정서상 서울 개최를 몇 번 주장하다가 회담 성사를 위하여 북한 요구에 굴복하여 또 다시 평양으로 찾아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집단 탈북한 12명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무조건적인 송환을 요구한다. 이에 응하여 이 탈북 여성들을 송환할 경우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송환은 못할 것으로 본다. 다만 판문점 등 제 3의 장소에서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탈북 여성들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한 심문 면담 자리의 마련을 요구하는 선으로 물러설 가능성이 있다. 탈북 여성들이 이에 응할 용의가 있는지 우리 국정원 요원들이 사전 의사 타진을 할 수도 있지만 죽는 한이 있더라도 보위부 요원들과의 대면은 한사코 강력 거부하는 것을 확인하고,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접견하여 의사를 타진하는 방법으로 절충할 수도 있다. 이것도 성사되기 어려우면, 시민사회단체의 주도로 국정원이 납치를 주장하는 촛불 시위가 발생하여 제2의 김현희 사태로 비화될 지도 모른다.     

3. 휴전선 확성기 철거 :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결국에는 철거될 것이다.

4. 개성공단 재개 :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 북한의 요구에 응하려고 할 것이다.  다만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행위는 유엔 결의 위반이고 미국이 강력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하고 국내 여론을 돌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재개 일자는 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암묵적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다.

5. 금강산 관광 재개 :국내 관광 산업 활성화 명분으로 미국을 설득하여 문 대통령 재임 중 재개하게 될 것이다.

6. 금수산 태양 궁전 김부자 시신 참배 : 국기를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 합의해주기 곤란할 것이다. 다른 부분에서 남한 측이 더 양보하는 조건으로 참배 문제는 실현되지 않을 것 같다.

7. 통진당 및 전교조 부활 : 국내적으로 많은 파장과 삼권 분립 유린이라는 보수 우익 국민들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순차적으로 북한의 요구에 응하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고 대통령의 독자적인 결단인 것처럼 하여 부활시키게 될 것이다.

8. 대북 지원 : 북한은 남한 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북조선을 위하여 통크게 지원해야 한다면서 미화 100 억불 정도의 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 측은 한국의 경제 여건상 그 정도의 금액을 마련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고 특히 현금 지원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난색을 표하게 될 것이다.  이 조항을 타결하기 위하여 실무자 접촉 비공개 회담이 여러 차례 열리게 되고 이 문제로 인하여 정상 회담 자체도 늦어지게 되는 요인이 된다.  결국 남북 간에 10 억불 정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하되 현금 5억불, 나머지는 식량, 비료,의약품, 시멘트 등 물자와 노후화된 북한의 철도 개량사업이나 발전소 건설 등으로 타협하게 될 수 있다.  다만  김대중 대통령이 퍼준 것에 극히 거부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우리 국민 정서를 감안하여 국민들이 모르게 이면 합의가 이뤄질 수 있으며, 소요 금액은 국내 재벌 기업 중 경영주가 재판에 회부되어 있거나 약점이 있는 기업 중에서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과 협상을 통하여 면책해주거나 세금을 감면해 주는 조건으로 극비 조달하는 방안 밖에 달리 재원 염출 방안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국민들의 비난을 면하기 위하여 위 금액은 나중에 돌려받는 차관 형식을 취하지만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는 눈 속임 용 공수표일 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이면 합의는 항상 드러나게 마련이지만 책임질 사람은 이미 물러가버렸으니 책임 질 사람은 없게 된다.  이런 헛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편법이 반복하여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9. 핵 보유국 인정 : 세계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은 전 세계로 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는 없으므로 대한민국을 통하여 인정하도록 함으로써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식으로 인정받는 우회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남조선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주면 핵무기를 남한을 향하여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보장한다면서 이를 인정하도록 요구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어차피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은 사실이므로 이를 묵인하는 선에서 인정하는 것으로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남조선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자신들의 핵 무기 보유를 인정했다고 공식 발표하여 우리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게 되고 우리 정부는 그런 합의를 해준 바가 없다고 부인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는 이면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믿게 될 것이고 국제 사회도 결국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묵시적으로 인정하게 될 것 같다.

우리 정부의 요구 사항

1. 더 이상 대남 도발 금지 : 북한은 더 이상 도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준다.  그러나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마다 핵무기로 위협을 해가면서 필요시마다 도발을 할 것이기 때문 부질 없는 약속을 위해서 해본 말 장난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2. 이산 가족 상봉 정례화 : 매 분기 200~300명씩 최소한 10회 이상 연속 실시 : 딱 1회 실시한 후에 엉뚱한 핑계를 대면서 무산시켜 버릴 것이다.

3. 남북 직통 전화 개통 :  제일 빨리 재개될 것이다. 그러나 실속을 챙기고 나서 수 틀리면 다시 불통이 될 것이다.     

4. 억류중인 한국인들 송환 : 자신들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공화국 책동을 하거나 북조선인들을 납치했거나 첩자 활동을 한 국사범들이기 때문 곤란하다고 난색을 표하는 척하다가 마치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 귀경길에 데리고 가도록 1~2 명을 풀어주는 선심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 뭐 합니까?  두 명 넘겨줬으니 다음에는 한/만 국경을 배회하는 우리 관광객이나 목사 등을 따따블로 잡아서 다시 인질화하면 북한 억류 한국인 숫자만 더 늘어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은,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국으로 우회해서 오지 말고 휴전선을 횡단하는 직항 노선으로 들어오라는 식으로 마치 통큰 결단을 내린 것처럼 선심을 쓰고 우리 언론은 이를 크게 보도할 것입니다.  물론 청와대는 금번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는 대변인 성명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기자들에게는,  김정은을 만나보니 젊은이 닮지 않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예의가 깍듯하고 국제 정세에도 능틍하고 배려심도 많은 사려깊은 통치자였다는 여담도 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정상회담은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고 발표할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서울 방문은 역시나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좌익 대통령이 당선되면 다시 평양으로 달려가는 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김정은이 결단을 하여 핵 폭탄을 날리면 그 핵 폭탄은  북한을 아무리 흠모하는 자라고 해도 비켜가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슬픈 결말이 될 것 같아 영 찜찜합니다.  이런 정상회담 정말 필요한 것인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