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패망의 가장 큰 두 가지 요인은 부패와 이적질이었다. 우익은 부패했고 좌익은 이적질에 몰두했었다. 몸은 대한민국에 있으나 마음은 늘 북한에 가 있어 북한을 걱정하고 북한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 정도가 넘어 불법에 이르도록 적극성을 보이다가 잡혀 지금 감옥에 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국민들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공무원, 그것도 권부 깊숙이 들어앉은 고위 공직자가 그런 짓을 하고 있다면 얘기는 심각해진다.

오늘자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눈길 끄는 기사가 올라왔다. <임종석이 설립 주도한 경문협 "北 영상 돈 주고 봐라">라는 제목의 기사다. 클릭하여 들어가 봤더니 북한TV 영상 사용에 대한 저작권료 지불에 관한 내용이다.

요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노무현 정권인 2005년부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란 민간단체가 나타나 북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로부터 대행 권한을 받았다며 우리 방송사들에게 북한 TV 영상을 내보내는 데 대한 저작권료를 내라는 압박이 시작되었고, 이로부터 지난 13년간 거둬들인 돈이 187만 6700달러(22억 5206만 원)라고 한다(통일부 집계)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경문협이란 단체의 설림과 운영을 주도한 인물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얘기다. 또한 현직 청와대 연설 비서관은 이 단체의 위원장이라고 한다.

퍼뜩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월남 패망 당시의 상황이다. 월남 정부에서 생산되는 기밀들이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베트남 지도부에 전달되었다고 한다. 군사, 경제, 인구 등 모든 면에서 북베트남을 압도했던 자유월남은 북베트남의 총공세 50여 일 만에 지도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망하고 난 다음에야 안 일이지만 티우 대통령의 정적 쭝단쥬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 도지사, 국회의원, 장관 등 고위 공직자 고정간첩들이 즐비했었다.

다시 기사 내용으로 돌아가 보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 대북 저작권료 독촉이 부쩍 심해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 정권 시기 주춤하던 경문협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중소 규모 방송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백만~수천만 원의 추가 부담이 닥치자 “북한을 챙겨주겠다며 우리 영세 방송업체를 쥐어짜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비서실장과 연설비서관이 주도한 단체이다 보니 관련 업계의 압박감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최순실이 한 짓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최순실의 경우 '국정농단'이라는 거창한 굴레를 씌워서 그렇지 사실은 그릇된 관습에 편승한 잡범에 불과하다고 보는 반면 이야말로 국정농단이요 이적행위라 아니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실상을 국민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니 탄식이 절로 난다. 월남 패망의 가장 큰 두 가지 요인은 부패와 이적질이었다. 우익은 부패했고 좌익은 이적질에 몰두했었다. 이에 우리가 깨닫고 각오를 다져야 할 점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러나 아! 몰라서가 아니니 탄식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