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리'를 인정해 주어야, 너도나도 '폭리'를 추구하며 뛰어들어 경쟁이 되면서 오히려 '폭리'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게 된다.


'닭 손질부터 포장까지…일감 몰아주고 폭리 취한 BBQ'라는 제목으로
21일 SBS가 보도했다.

보도의 일부는 이렇다

'BBQ 회장은 대학생인 아들 소유의 회사를 통해 생닭을 손질하도록
하고, 튀김용 올리브유도 독점 공급하게 했습니다. 또 치킨 포장박스
는 친인척 회사에게 맡겨 비싸게 납품할 수 있도록 해왔습니다…
가맹점들이 내는 마무리 손질 비용은 마리당 400원. 시중가보다
2배는 비싸다고 가맹점주들은 하소연합니다… (BBQ 가맹점주) "많이
비싼 편이죠. 저도 닭을 한 20년 만졌는데, 사실 시장에서 이걸 거래
한다고 하면 실제로 200원에도 충분하죠."…결국, 가맹점주들의 부
담이 늘고 치킨값에도 반영됩니다...'

피자 및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요즘 '갑질논란'으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부당한 계약조건, 본사의 폭리 등이 문제되는  
것 같다. 비상식적 폭리나 과도한 불평등 계약은 물론 바로 잡혀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편 느껴지는 것은, 너무
비약인지 모르겠으나, "한국은 결국 공산주의로 나갈 가능성을
배제 못하겠다"는 불길함이다. 그것도 한국인들 스스로가 원해서.

이번 SBS 기사에는 '회장의 대학생 아들 소유 회사'라는 부분이
나온다. '회장의 대학생 아들이 회장의 사업에 뛰어들면 안된다'
는 실정법은 한국에 없는 것 같다. 만약 그러한 법조항이 있었다
면 애초 그 아들은 아버지(회장)의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
다. 아들이 아버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니다. 오히
려 주변에서 너무 흔한 사례다. 그런데 많은 한국인들과 언론들은
어느 경우(정서적 반감 있는 특정인이 했을 경우)에는 이를 심각
한 문제인 것처럼 여론재판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마무리 손질 비용은 마리당 400원. 시중가보다 2배는 비싸다고
가맹점주들은 하소연'이라는 부분도 그렇다. 가맹점을 내고자
희망하는 사람들은 본사와 계약하기 이전에 이러한 사항(높은 비
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알면서도 계약을 감수했을 것이
다. 대신 프랜차이즈의 장점(유명 브랜드 사용)을 얻은 것이라
고 볼 수 있다.

높은 비용이 마음에 안들면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안하고,
스스로(독자적으로) 무명 치킨집을 차려 모든 원재료를 몸소 시장
에서 조달해 쓰면 된다. 그렇게 하면, 닭 손질 비용도 400원이
아니라 200원으로 할 수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의 비상식적
행태에 대해서는 분노하지만, '시중가보다 비싸다'는 식으로 단
순히 따지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상식을 벗어나는 '폭리'는 문제지만, 여타 반대급부(유명브랜드
사용, 편리성, 고급성 등)는 논외로 하고, 단순히 '시중가보다
비싸다'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는 이야기다.
'시중가보다 2배 비싸다'는 불합리(?)를 완전 해결하면 그 끝은
바로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다름이 아닐 수 있다. 

지금 같은 식이면 극단적으로, 여론에 밀린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익을 포기하고, 결국 나중에는 폐업하는 단계로 갈 수도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여러 사례들도 중도하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힘들게
기발한 창업을 해도, 한국의 여론이 납득하는 '적정 수익'(수수
한 이익?)밖에 못올린다면 누가 의욕 있게 창업을 추진하겠나?
역설적으로, 이른바 '폭리'를 인정해 주어야, 너도나도 '폭리'를
추구하며 뛰어들어 경쟁이 되면서 오히려 '폭리'가 사라지는 효
과가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돈이 돌게 되며
국가 경제가 점차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가능한 것이다. 여론과
정부는 다만 곁에서 이러한 경쟁이 잘 촉진될 수 있도록 법위반
사례 등 기본적인 것만 점검하고 단속하면 그뿐이다. 여론이나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 등은 시장경제를 망쳐
놓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일반 국민들(여론)의 기분(국민정서)을
맞춰주면 여론은 환호하며 반길지 모르겠지만 한국 사회는 점차
활력을 잃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지금, 우려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해외의 세계적 제약회사가 판매하는 탁월한 藥
(항암치료제 등)은 판매가격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
히 미미하다. 쉽게 예를 들어, 특효약의 한 알 약값이 1만 원
이라면 그 중 원가는 100원도 안되는 경우가 있다. 어마어마
한 수익률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해외 해당국 국민이나
정부가 해당 제약회사를 상대로 '폭리를 취한다'며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약회사는 그 특효약을 개
발해내기까지 기본 '수천 對 일'의 성공확률을 뚫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천문학적 투자비(수천억 등)가 들어간다. 회사가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는데, 연구개발 막바지 임상 단계에서
치명적 부작용이 뒤늦게 발견되어 돈만 날리고 끝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위험부담에 대한 대가로 얻어지는 것이
바로 '어마어마한 수익률'이며, 모두가 이를 인정해주고 있는
것이다.

비약적 측면이 있지만, 이러한 '세계적 제약회사'나 '한국의
프랜차이즈 업계' 모두는 비지니스 개념이 근본적으로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아픈 것은 못참는' 한국적 정서가, 결국은 한국을 공산주
의 사회 같은 것으로 인도하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