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에 해당하는 이번 미사일 탄두에 대한 수색 및 회수, 분석 작업 등은 기본적으로 일본이 그 권리를 갖는다.
7월28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ICBM의 탄두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를
놓고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상태다. 미사일의 탄두가 대기권에 진입하는
순간을 일본 홋카이도에서 촬영한 자료가 있는데, 해당 화면을 보면 대기
권 재진입에 따른 섬광이 보이고 그 이후 탄두로 추정되는 물체가 아래로
급격히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는, "탄두
가 온전한 상태로 떨어졌는지 여부가 확실치는 않지만, 완전히 산산조각
난 것도 아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만약 이번에 탄두가 온전한 상태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면, 북한은 사
실상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탄두가 산산조각 형태로 떨어졌다면 북한은 아직 탄두 재진입 기술을 완
벽하게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ICBM에
해당하는 이번 탄두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분석하는 작업은, 북한 ICBM
의 현재 기술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핵심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북한 ICBM 탄두가 최종 도달한 곳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內였다.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해당국(일본)은, 해양자원 탐사, 시설물 설치,
개발, 활용, 관리 등의 권리를 갖는다. 때문에,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
으로 떨어진 미사일 탄두에 대한 수색 및 회수, 분석 작업 등은 기본적으로
일본이 그 권리를 갖는다.

북한 미사일의 일본 EEZ 內 도달은, 2016년 8월3일 발사된 북한 노동미사
일을 최초로, 9월5일 스커드 미사일, 2017년 3월6일 스커드 미사일에 이어
이번 ICBM이 네 번째다. 작년 10월 아베 신조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EEZ
내에 떨어진 북한 미사일 잔해를 회수해 분석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그런
데, 그 이후로, 잔해를 발견했다든지, 아니면 수색 작업을 포기했다든지, 수
색 결과에 대한 일체의 정보는 알려진 것이 없다. 일본이 만약 작년에 북한
미사일 잔해를 회수해 분석하는 작업을 마친 상태라면, 이론상, 일본은 북한
미사일 기술 수준을 현재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이번 ICBM 탄두 회수 및 분석은 가장 중차대한 일이다.
일본 정보 당국은 물론, 韓美 정보 당국의 관심 또한 지대할 수밖에 없다.
동해의 평균 수심은 1500 미터 내외다. 깊은 곳은 3000 미터까지 되는 것
으로 알려졌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우리 해군 초계기가 새해 벽두(2017년
1월1일)에 실수로 하푼 미사일을 동해로 투하했는데, 이틀 간의 수색 작업
을 통해 수심 1200 미터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하푼 미사일을 건져 올린
일이 있었다. 당시 수색 작업에는 기뢰탐지함 등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기뢰 관련 작전 능력(부설, 수거 및 제거)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
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해당 EEZ 수역의 수심이, 평균 수심(1500 미터 내
외)보다 훨씬 깊을 경우, 아마도 잠수함 등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잠수함 성능 및 잠수함 부대 운영 능력 역시 세계 정상급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북한 ICBM 탄두가 대기권 재진입시 끄덕 없이 잘 견뎠다면 온
전한 탄두 모습 거의 그대로 해저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고, 탄두 완성도가
높지 않은 경우라면, 탄두가 몇 개 조각으로(혹은 산산조각으로) 해저에
흩어져 가라앉아 있게 된다. 따라서, 완성도가 높지 않은 상태의 탄두라면,
몇 개의 탄두 조각만 찾아내어 분석하는 것으로도 북한 ICBM 탄두 성능의
윤곽(아직 미흡 상태)은 파악이 가능하다. 그런데 만약, 탄두 수색하는 작
업이 계속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흔적(탄두 조각 등)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는 탄두가 특정 지점 한 곳에 온전한 형태로 가라
앉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다시
말해, 탄두의 완성도가 높아, 대기권 재진입시의 고온 등에도 잘 견디며
온전한 형태로 투발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보戰 속성상, 탄두를 찾았느니, 못 찾았느니, 혹 찾았다면 탄두가 온전한
형태인지, 아니면 산산조각난 형태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론 등에 쉽게 공표
가 안될 듯 싶다. 역설적으로 ICBM을 발사한 장본인에 해당하는 북한조차,
탄두가 과연 어떤 형태로 대기권 재진입을 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탄두에
장착된 무선 송수신 장치 등을 통해 추정만 할 뿐, 정확한 모습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태다. 때문에 북한은, 대기권을 재진입한 ICBM 탄두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 몹시 알고 싶어하는 대표적 존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북한의 ICBM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정확히 어느 수준에 도달
했는지에 대해서는, 당사자 북한보다 오히려 실물(재진입후 탄두)을 통한
분석을 끝낸 일본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는 경우
가 현실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문재인 정부는, 왜 일본과의
군사적 공조(정보협정 등)가 한국의 국가안보에 그토록 중요하고 절실한
것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