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만에 알려진 美談…러시아 여성 올가 모르키나 씨, 할아버지 할머니를 살린 恩人이었던 두 명의 日本人 묘지에 헌화. 2011년에 러시아人 여성 한 명이, 어느 일본인 묘지에 헌화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했다. 그 여성의 이름은 '올가 모르키나'로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구출해준 어느 일본인
덕분입니다. 그 일본인은 많은 러시아인 목숨을 구해준 은인입니다.'

지난 90년 동안, 이에 관한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1873년 에히메(愛
媛)현, 마쓰야마(松山)市에서 태어난 '가쓰다 긴지로'(勝田銀次郞, 1873~1952)氏는
18세 때, 오늘날의 아오야마(靑山)학원에 해당하는 東京英和 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해운업계에 뛰어들어 일을 배웠고, 27세에는 독립하여 '가쓰다(勝田)商會'라
는 무역회사를 설립했다. 좀 지나,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발발하게 된다. 그리고, 북
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과거名 페트로그
라드, 레닌그라드)는 혁명의 소용돌이 때문에 치안이 극도로 악화되고 식량부족 사
태에 직면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안
전을 염려하여 멀리 떨어진 시골지방(우랄지역)으로 자녀들을 疏開시켰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피신한 시골지역에도 혁명의 戰火가 밀려들어,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
터 피신해온 어린이들은 사실상 난민과 다를 바 없는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렇게 곤란한 처지에 빠진 러시아 어린이는 약 800명이었다.

이에, 미국 적십자사가 800명의 이들 아동을 戰火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동들을
임시로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시설로 이동시켰다. 당시 시급한 추가조치는, 일단
800명의 어린이들을 혁명의 소용돌이가 지속되는 불안한 러시아 땅으로부터 완전
히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다. 즉,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까운 안전한 나라에
머물게 한 뒤, 러시아가 혁명에 따른 혼란이 완전히 진정되고 안정을 찾으면 어린
이들을 각자의 부모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을 미국 적십자사가 수립하게 되었
다. 미국 적십자사는 세계 각국의 선박(운송)회사에게 의뢰하여, 블라디보스톡 임
시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러시아 어린이 800명을 유럽으로 이송해주기를 부탁했
다. 그런데, 세계 각국 회사로부터 돌아온 회신은 한결 같았다. 대답은 전부 '어렵
다('NO')'는 것이었다.

미국 적십자사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일본의 회사에게도 의뢰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의뢰를 받은 회사 중 한 곳이 바로 '가쓰다(勝田)商會'였다. '가쓰다
(勝田)'는,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는 러일전쟁이 종료된 지 불과 십
수년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이기도 했고, 자본주의 기치를 내건 일본과, 이제 막
혁명으로 사회주의가 확립된 러시아는 서로 적대관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곤란한 상황에 빠진 러시아 어린이들을 구해주고 싶었지만, 만약 이러한 사실이 일본
내에 알려지게 되면, 적대관계에 있는 러시아를 도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회사는
도산까지 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가쓰다(勝田)'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거기다
'가쓰다(勝田)商會'는 화물을 운반하는 해운전문 회사였기 때문에, 화물이 아닌
어린이 800명을 숙박시키며 장기 항해를 할 만한 여행용 선박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고민 끝에 '가쓰다(勝田)'는 결론을 내렸다.

'러시아 어린이 800명을 돕겠다!'

그리고 곧바로 회사가 보유한 가장 최신의 화물선 '陽明丸'號를 여행용 객선으로 개
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장기간 항해하는 가운데, 800명의 어린이가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침실, 세면시설, 화장실 등 생활시설이 갖추어졌다. 이러한 선박
개조작업에 투입된 비용은 '가쓰다(勝田)'의 私財로 충당했다. 당시 선박 개조비용
은, 지금의 화폐 가치로 따지면 수천만 엔에 달했다. 선박의 전면 개조작업에는 통
상 1년이 걸리지만, 당시 서둘러 신속하게 1달 만에 완료했다. 1920년 7월 '陽明丸'
號는 고베(神戶)항을 떠나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하여 러시아 어린이 800명을 태우고
출항했다. 어린이들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가까운 유럽의 핀란드가 목적지
였다. 항로는, 태평양을 東進하여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루트였다.

'陽明丸'號는 중간에 홋카이도의 무로란(室蘭)에 기항했다. 그리고 '陽明丸'號의 선
장인 '치하라 모토하루'(茅原基治)氏는 즉시 무로란(室蘭)의 관청을 찾아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진다는 조건으로 러시아 어린이들의 일본 상륙허가를 받아냈다. 그리
고 러시아 어린이들과 함께 찾아간 곳은 홋카이도 무로란(室蘭) 소학교였다. '치하
라'(茅原)氏가 관청에 부탁해, 러시아 어린이들과 일본 어린이들 간의 교류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소학교의 일본 어린이들은, 러시아 어린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
다. 서로 말은 안통했지만, 양쪽 어린이들이 서로 친해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
리지 않았다. 이후 '陽明丸'號는 핀란드를 향해 본격 항해를 시작했고 3개월 항해
끝에 목적지인 핀란드에 도착했다. 어린이들은 핀란드에 잠시 머문 후 마침내 상
트페테르부르크의 부모들 품에 무사히 안기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지난 90년 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러시아 여성 '올가 모르키나'씨가 2009년에 러시아에
서 만나게 된, 한 일본인('北室南苑')에게 이러한 사연을 이야기해주게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이 이야기는 일본에 알려지게 되었다. 귀국한 일본인 기타무로
(北室)씨는, 러시아 여성 '올가 모르키나'씨를 위해, '가쓰다 긴지로'(勝田銀次
郞)氏와, 선장 '치하라 모토하루'(茅原基治)氏의 자취를 수소문하는 데 진력을
다했고, 마침내 두 명이 잠들어 있는 묘지를 찾아내게 되었다. 그리고 2011년
에 '올가 모르키나'씨는 일본을 방문하여,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생전 뜻에 따
라, 恩人이었던 두 명의 日本人 묘지에 감사의 마음으로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