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는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며 '사법 적폐를 없애자'고 했다. 무엇보다 대법관 13명 전원을 적폐 세력으로 몬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불법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2년 추징금 8억 8000만 원의 실형을 선고받고 2년 복역 후 출소했다. 추징금은 냈는지 모르겠다.

한 전 총리는 한 사업가로부터 3차례에 걸쳐 총 9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다. 1·2심 판결 후 대법원으로 넘어간 지 약 2년, 기소된 지 5년 1개월 만에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그 사이 무려 40개월 동안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세비를 축냈다. 세간에서 이상한 경우라며 말이 많았지만 그와 같은 편 사람들은 마치 정치탄압이라도 받는 듯 도리어 억울하다고 했다.

한 전 총리가 서울구치소 입소시 배웅 나온 문재인은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됐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며 분노했었다. 이제 대통령 신분이라 현장에 나타날 수는 없지만 대신 여권 실세들이 기라성처럼 모여들었다. 설명이 없으면 무슨 큰 일을 하고 나오는 사람을 맞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을 정도다. 참 뻔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폭발할 지경이다.

한 전 총리는 검찰에서 돈을 줬다고 진술한 자가 재판 과정에 진술을 뒤집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듯 당사자와 지지세력들이 기고만장했었다. 그러나 2심 재판에서 준 돈(수표)의 일부가 한 전 총리 동생의 주택 전세 자금으로 쓰인 것이 드러나 꼼짝없이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도 최종 확정되었다.

한 전 총리는 바깥에서는 죄가 없다며 목청을 높이다가도 검찰 조사나 법정에서는 묵묵부답 시종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억울하면 억울함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여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잘못된 재판으로 인한 억울한 옥살이였다"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돼야 할 적폐 세력"이라고 했다. 여당 대표도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며 '사법 적폐를 없애자'라고 했다. 이들도 문재인의 말처럼 한 전 총리를 정치적 희생양쯤으로 우기려는 것이다. 그리고 기소와 판결에 관련된 사람들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했다. 무엇보다 대법관 13명 전원을 적폐 세력으로 몬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다. 이쯤 되면 뻔뻔을 넘어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돈 한 푼 私的으로 받은 적 없다는 것을 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박근혜를 최순실·이재용과 엮어 감옥에 넣어놓고 지금 이들이 벌이는 정치쇼는 안하무인격이다. 국민들은 지금 어떤 생각이 들까? 그래도 이 정부의 지지율이 80% 이상을 유지한다면 이상한 일 아닌가? 누가 이 흑막을 걷어줄 이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