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악마를 상대하면서 '진심'은 뭐고 '손을 잡으면'은 또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 대비 GDP 45배를 이룩하는 일에 어떤 기여를 했나? 북한 수령 김정은이 '선군절’을 맞아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현지 지도하면서 '오직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중앙통신)라고 했다니 이것이 바로 3대를 이은 북한 김 씨 왕조의 변함없는 일념이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만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쏴 대고 있다.

그런데 이 정부는 대북 짝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9일 '2017 대북지원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대북 지원이 중단된 것은 부끄럽고 아픈 일'이라며 '남북한 주민 간의 비정치적인 교류와 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하여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당 대표는 '북한은 한국 정부의 진심을 믿고 손을 잡으면 살길이 열릴 것이고…'라며 어르려 들고 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현실 인식에 한심스러운 대응 아닌가! 선군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김정은 1인 지배 체제의 북한을 상대하면서 '정치·군사적' 아닌 것이 무엇이 있으며, 또한 희대의 악마를 상대하면서 '진심'은 뭐고 '손을 잡으면'은 또 무엇인가? 진심에서 이런 허황된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가, 아니면 국민들을 호도하려는 것인가?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대놓고 한 판 붙자고 한다. 죽으려면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마는 김정은의 속내는 딴 데 있다. 전쟁 공포 분위기 조성의 양동작전과 중국의 측면 지원(사드 보복 등)으로 한미 이간을 획책하여 주한미군 철수를 노리는 것이다. 주한미군만 없으면 한국은 이제 한 주먹거리도 안 된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긴 것을 목격했고 핵탄두까지 개발해놨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세계가 이를 인정하기 시작했으니 사실이라면 미군 없는 한국이야 간단히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을 향해 핵미사일을 세워 놓고 '어쩔래?' 하면 한국에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이 지경이 되도록 북한을 도와온 이적패들은 어떻게 나올까? 나는 늘 주장하지만 박정희나 전두환은 너무 너그러웠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의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면 남한이 북한의 45배에 달한다. 그러면 절대 총액 상으로 우리 국방력은 북한을 압도해야 하는데…',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라는 등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軍을 질타했다고 한다.

나도 의문이 드는 게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 대비 GDP 45배를 이룩하는 일에 어떤 기여를 했나? 경제적으로 북한을 압도할 정도로 성장을 이끈 박정희·전두환 정부에 반기를 들고 이제 와서는 아예 '적폐'로까지 몰면서 그런 말할 자격이나 있는가?

또한 남북한 비대칭 전력은 북한이 핵·미사일에 올인한 결과다. 문재인의 선배 김대중과 노무현은 이러한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공헌자다. 돈을 대주고 은폐를 도왔다. 김대중은 김정일에게 돈 보내주고 북한을 다녀와서 절대 그런 일(북의 핵개발) 없다며 자기가 책임진다고까지 했다. 국민들을 속인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았는가? 또한 노무현은 2006년 8월 언론사 간부들과의 회동에서 '인도는 핵 보유가 용인되고 북한은 왜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김대중·노무현은 반역을 한 셈이다. 무슨 염치로 軍을 질책하는가?

문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을 계승한다고 했다. 노무현과는 같이 정치를 했으니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있었던 김대중 추도식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선택한 평화 민주주의의 길이 문재인 정부가 걸어야 할 길'이라고 했다. 자기 선배들의 반역에 대한 반성은 없고 오히려 그때는 평화로웠다며 햇볕 정책을 계승하겠다니 기가 찰 일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가? 진심이 무엇인가? 북한은 이미 햇볕도 필요없이 외투를 벗었다. 이제 어찌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