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가 칼을 들고 들이닥쳤는데 나도 칼을 들면 '끔찍하다’는 말인 아닌가?
‘끔찍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봤다. 하도 끔찍한 소리를 들었기에 내가 ‘끔찍하다’를 틀리게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서다. 추미애 씨가 "한반도 핵무장론 백해무익…끔찍한 주장"이라 했다 한다, 강도가 칼을 들고 들이닥쳤는데 나도 칼을 들면 '끔찍하다’는 말인 아닌가? 대꾸할 가치조차 없어 뵈는 저런 말에 화를 내는 게 이상한가? 내 울분이 끔찍한가? 저런 말을 듣고도 분노를 터뜨리는 강개지사(慷慨志士) 한 명 없으니 이 역시 끔찍하고, 끔찍한 말을 콕 집어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 또한 끔찍하다.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정권에 비해 좀더 교활하다. 노무현 정권은 무소처럼 대미는 것에만 올인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그를 학습해서인지 헛소리를 조심하는 것으로 비친다. 그런 가운데 추미애 씨만 철없이 엉뚱한 말로 나부댄다. 정치감각이 모자라서인지 친노(親盧)에 밀리니까 살려고 저러는 것인지 짐작이 잘 안되지만 추씨는 머잖아 도태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감지하지도 못하고 연일 헛소리에 재미난 그가 집권 여당의 대표인 것은 바로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문재인 정권이 표만 된다면 못할 짓이 없다는 정권이라는 점이다. 표풀리즘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문재인 정권이 저런 추씨를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두었고 그런 노력으로 정청래씨 등 해괴한 발언자를 공천에서 배제했는데 그게 국민에게 먹혀들었는지 민주당은 기사회생했다. 이런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잖디 점잖아야 할 집권 여당 대표가 연일 상식에 반하는 말을 쏟아낸다. “바보는 자기 경험도 버리지만 현인은 남의 경험도 교훈삼는다.”말이 추씨 앞에서는 무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