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모델(좌파)을 열심히 추구하는 나라와, 성공모델(우파)에 충실한 나라가 나중에 서로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일본 左派 정당 민진당은, 국회 해산에 따른 총선(10월22일)에서
도저히 승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자, 스스로 당을 해체하고, '고
이케 유리코' 씨가 이끄는 신당 '희망의 당'으로 집단 백기투항하
겠다고 선언했다. 인기가 치솟고 있는 '희망의 당' 공천을 얻어 당
선되어,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고육책이다.

그런데, '희망의 당' 대표 고이케 씨는 29일 기자회견에서, '리버
럴派(좌파 정치인)를 대량학살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렇
게 단호하게 말했다.

'리버럴派(좌파 정치인)가 배제되지 않을 수 없다. 배제할 것이다.
안보觀이나 헌법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 일치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 안보觀과 헌법觀의 일치는, 당원으로서 요구되는 최저한
도의 자격 요건이다.'

'희망의 당'으로 백기투항하여 쉽게 가려던 좌파 정치인들의 산통
을 보기좋게 박살내주는 일갈이다. 한 마디로, 고이케 씨는 일본
좌파 정치인들을 향해, '우파로 전향하라. 그게 싫으면, 올 생각
말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올림픽 양궁 개인 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나란히 결승에서 맞붙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해당 선수 각각은, 금메달을 놓고 사투를 벌
이는 긴장된 입장이겠지만, 지켜보는 우리 국민은, 어느 선수가
이기든 한국의 금메달이므로, 행복하기만 하다.

일본의 이번 총선이 이런 식이다. '아베(자민당) 對 고이케(희망의
당)'의 치열한 대결 양상이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번 총선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든, '보수 우파의 승리'라는 점이다.
일본 유권자 스스로는 이런 행복(복에 겨움)을 못느낄지 모르지만,
좌파 정치 세력의 범람으로 '국가 흥망'까지 걱정해야 하는 한국
의 보수 우파 유권자들의 눈(眼)으로 보면, 보수 우파 전성기가
도래하여 '어느 쪽에 투표하든'('아무리 최악이라도') '국가 흥망'
걱정 같은 것은 할 필요가 없는 일본 유권자들이 무척 부럽기만
할 뿐이다.

좌파 정치 세력이 범람하는 韓國과, 보수 우파 전성기를 맞은 日本
의 향후 10년쯤 모습은 각각 어떤 상태일까? 실패모델(좌파)을 열
심히 추구하는 나라와, 성공모델(우파)에 충실한 나라가 나중에
서로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두 나라(韓日)가 지금 상태 그대로
향후 10년을 진행한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
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10년 뒤 실제 두 나라의 모습은 서로 극
과 극을 이룰 것이다. 이미 세계 역사는 도처에서 이를 증명해 주
었다. 이미 실패로 증명된 뻔한 그 길을 또 가려는 것처럼 어리석
은 일은 없다. 요즘, 우파 전성기를 맞은 이웃 나라와 대비되어,
한국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