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속 재판은 뇌물죄로 유죄판결 받은 한명숙도 누리던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한 닉슨의 후임 대통령 포드는 취임한 지 30일 만에 닉슨을 사면했다.사면의 명분으로, 길게 이어질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의 극단적 국민 분열, 닉슨의 악화한 건강 등을 들었다.

현재 박근혜 전대통령의 재판과정에서 보여지고 있는 극단적 국민간의 대립과 박근혜 전대통령의 건강 악화를 보면 두 사례가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하지만, 박근혜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현시점에서 사면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전부다.

닉슨 사면과 박근혜 불구속 재판은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사면(赦免)에 비하면 불구속 수사와 재판은 그 시혜(施惠)의 정도가 훨씬 작다. 赦免은 말 그대로 죄를 면하게 해주는 것이지만, 불구속 재판은 단순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주는 법집행 절차상의 배려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는 과거 간첩 송두율이나 뇌물죄로 유죄판결 받은 한명숙도 누리던 것이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주는 법률적인 조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리고 모양새도 닉슨의 경우가 훨씬 좋지 않다. 포드와 닉슨은 같은 공화당 소속이고 정·부통령 관계였기 때문에 부통령이던 포드가 대통령이 된 후 전임 닉슨을 사면하는 것은 마치 셀프(Self) 사면처럼 모양새가 안좋았지만, 문재인은 박근혜와는 반대당 소속이므로 그런 오해를 받을 이유도 없다.

무엇보다 정치적 부담이 비교가 안된다. 임기 초반 포드의 71%의 지지율은. 닉슨의 사면을 발표하고 나서는 40%대로 폭락했다. 여론은 극도로 비판적이 있고 “포드를 감옥으로”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닉슨 사면은 포드가 1976년 대선에서 패배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단임 대통령이다. 대통령 선거에 다시 나올 일도 없고 그만큼 여론이나 인기에 연연할 필요가 적은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지금 문재인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서 하고 있는 짓은 참으로 大人답지 못하다.
구속 상태에서 불구속 상태로 바꿔주지는 못할 망정, 이미 법이 정한 구속기간이 끝나가는데 추가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한다. 청와대에 있는 컴퓨터란 컴퓨터는 다 뒤지면서 전직대통령에게 불리한 자료를 찾고 있다고 한다.

前대통령도 모자라 前前대통령까지 뒤지고 있다. 국민통합이나 國益은 뒷전이고 사적인 복수심에 불타는 21세기의 연산군을 보는 것 같다. 미국 대통령이 염려하던 국민 분열과 상처, 그리고 전임 대통령의 건강은 한국 대통령의 눈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비록 이것 때문에 再選에 실패했지만, 훗날 역사는 포드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불필요한 국론 분열을 막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2001년 5월 ‘케네디 용기상’을 수상했다.

훗날의 역사는 2017년의 한국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전직 대통령의 건강이나 국가의 위신, 국민통합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정치적 복수심에 불타 건강이 나쁜 전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조차 허락지 않고 악랄하게 구속기간을 연장하면서, 청와대 컴퓨터란 컴퓨터는 다 뒤지고,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前정권 먼지털기나 하고 있는 문재인을 훗날의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지 두고 보겠다.

포드 대통령처럼 용기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을지, 아니면 졸렬하고 옹졸한 소인배 중의 소인배로 평가받을지 두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