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와 같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사람이 50대에 일찍 죽으면 노벨상 못받는다는 게 받아들여지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미국의 제프리 C. 홀, 마이클 로스바쉬, 마이클 영 등 미국 과학자 3명이 수상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 시각) 이들 3명을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생체시계를 통제하는 분자 매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 3인은 만 72, 73세 이렇게 70대 두 명, 만 68세 한 명이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기려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상이 제정됐다. 경제학 부문은 1969년 새로 추가됐다.

지금과 같이 수상자를 선정하면 세계 최고의 영예로 알려진 노벨상도 이제는 뒷방으로 보내야 한다. 왜? 노벨상을 받으려면 일단 살아 있어야 상을 받을 수 있다. 죽은 사람은 수상자가 될 수 없는 원칙이 있다. 자기가 한 일이 지구의 역사를 바꾸는 경우, 특히 과학자일 경우는 대게 40대에 그 성과를 낸다. 그런데 그 성과물에 대한 평가를 70대가 되어서 상을 받는다면 그게 무슨 의미냐? 70대 이후로 더 열심히 인류를 위해서 일하라고? 아니면 명예박사처럼 그동안 인류에 공헌한 것을 기려 메달을 달아주는 건가?

70대까지 못 살고 죽은 번뜩이는 천재들은 70대 이전에 단지 일찍 죽었다는 이유로 상 받을 대상에서 제외되나? 스티브 잡스와 같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사람이 56세에 죽었다. 만일 스티브 잡스와 필적할 과학자가 50대에 일찍 죽으면 노벨상 못받는다는게 받아들여지나? 퀴리는 36세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아인슈타인은 42세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퀴리는 만 66세에, 아인스타인은 만 76세에 사망하였다. 노벨상 받고 30년 이상 과학계에 공헌했다는 이야기다. 지금처럼 70대에 노벨 생리의학상 받으면 남은 인생 동안 과학계에 기여하라는 상인지, 그동안의 노고에 명예 메달을 주는 것인지?

수학자의 노벨상이라는 필즈 메달은 4년에 한 번씩 시상하는데, 40세 이하여야 수상 자격이 주어진다. 노벨 수학상은 없고, 더구나 매년 주어지는 노벨상보다 수학자에게는 실제로 더 영광스러운 상인 필즈 메달은 40세 이하에게만 준다면 그 이유가 있지 않겠나? 그 상을 받고서 더욱 수학 발전에 기여하라는 것이다.

노벨상의 존재 이유가 일단 오래 산 사람만 받을 수 있는 거라면, 그리고 상을 받고 난 뒤 인류에 기여하는 것보다는 그동안 기여한 것에 대한 명예로 받는 상이라면 노벨 명예상으로 이름 바꾸어야 할 것이다.